“동유럽 안보 한국이 책임진다”자국 지키기 위해 천무 4400억원 규모 구매한 ‘이 나라’
||2026.01.15
||2026.01.15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가 유럽에서 폴란드에 이어 에스토니아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에스토니아와 약 4,400억 원 규모의 천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 발사대 6대와 사거리 80km, 160km, 290km 유도미사일 3종 등을 에스토니아에 공급한다. 특히 유럽의 ‘방산 블록화’에 대응해 에스토니아 현지 기업과 천무의 일부 부품 현지 생산 및 유지·보수·정비(MRO) 등 현지화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에스토니아는 이미 K9 자주포 36문을 계약해 24문을 인도받아 운용 중인 K-방산의 핵심 고객국이다. 이번 천무 도입으로 에스토니아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동시에 운용하는 NATO 회원국으로서, 한국산 지상 화력 체계의 종합 패키지를 갖추게 됐다.
이번 에스토니아 천무 수출은 K9 자주포 수출 및 운용에서 검증된 기술력과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방산 외교 지원이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라는 것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설명이다.
에스토니아는 K9 자주포를 운용하면서 한국 방산의 품질과 납기 신뢰성을 직접 체험한 국가다. K9의 성공적인 운용 경험이 동일 제조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도입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일 업체의 무기 체계를 운용하면 정비 인력 교육, 부품 공용화, 군수 지원 체계 통합 등에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올해 10월 대한민국과 에스토니아 국방부 간 천무 획득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양국 정부의 강력한 국방 협력 의지가 계약 성사에 큰 뒷받침이 됐다.
천무는 단일 발사대에서 사거리가 다른 복수의 유도탄을 운용할 수 있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플랫폼이다. 이번 에스토니아 계약에 포함된 80km, 160km, 290km 유도미사일 3종은 전장 상황에 따라 근거리부터 종심 타격까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80km급 CGR-080은 폴란드에도 수출된 검증된 무장이며, 160km급과 290km급은 NATO 회원국의 확장된 작전 반경 요구를 충족시키는 장거리 타격 수단이다. 특히 290km 사거리는 발트 3국의 지리적 특성상 러시아 서부 군사 시설까지 타격권에 두는 전략적 억제력을 의미한다.
천무는 GPS/INS 복합 유도 방식을 채택해 원형공산오차(CEP) 수 미터 이내의 정밀 타격이 가능하며, 발사 후 신속한 진지 이탈로 생존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다연장로켓 체계의 중요성이 재확인된 가운데, 에스토니아의 천무 도입은 NATO 동부 전선의 화력 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출 계약을 교두보 삼아 노르웨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 국가 및 북유럽 지역에 천무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K9에 이은 ‘제2의 K-방산 글로벌 베스트셀러’를 위한 수출 시장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현재 K9 자주포는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 북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K9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동일한 자주포를 운용함으로써 NATO 동맹국 간 상호운용성이 강화되고, 유사시 탄약과 부품의 공유가 가능해진다. 천무가 이 K9 벨트 국가들로 확산되면, 자주포와 다연장로켓을 아우르는 ‘K-화력 벨트’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역시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화력 증강을 추진 중이며, K9과 천무를 운용하는 에스토니아와의 군수 상호의존성 확보 차원에서 한국산 무기 체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점은 에스토니아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부품 현지 생산 및 MRO 체계 구축이다. 유럽연합은 EU SAFE 기금 등을 통해 역내 방산 조달을 우선시하는 ‘방산 블록화’를 추진하고 있어, 한국 방산업체들은 현지 생산 체계 구축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폴란드에서 WB그룹과 합작법인 HWB(Hanwha-WB Advanced System)를 설립해 천무 유도미사일을 현지 생산하는 모델을 구축한 바 있다. 폴란드에서의 누적 천무 계약 규모는 약 12조 원을 돌파했으며, 현지 생산을 통해 수십 년간 MRO와 후속 수주까지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
에스토니아에서도 유사한 현지화 모델이 적용될 경우,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적인 산업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EU의 방산 블록화 흐름 속에서도 K-방산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카트리 라우셉 에스토니아 방위투자청장 대행은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 능력 확보는 에스토니아 안보의 최우선 과제”라며 “천무 도입은 에스토니아의 방위력을 한층 격상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K9 자주포에 이어 한화의 방산 솔루션을 다시 한번 신뢰해 준 에스토니아 정부와 군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을 이뤄내 지속 가능한 K-방산의 성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에스토니아 천무 수출은 K9 자주포로 쌓은 신뢰가 후속 무기 체계 도입으로 이어지는 K-방산의 선순환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폴란드의 K2 전차 1,000대, 천무 12조 원 계약에 이어 에스토니아까지 K-방산 고객국으로 확고히 자리 잡으면서, 유럽 지상 화력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