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이번에는 “이 지역” 노리자 나토 회원국들 이미 군 병력 파견보낸 현 상황
||2026.01.16
||2026.01.16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가 그린란드 지위 문제를 놓고 벌인 고위급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직후, 덴마크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일부 회원국들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하며 군사적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DPA 등에 따르면 덴마크 국방부는 NATO 동맹국들과 함께 그린란드와 인근 해역에 배치된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 측은 이번 조치가 ‘북극의 인내 작전’이라는 훈련의 일환으로, 혹독한 북극 환경에서의 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하고 동맹 차원의 북극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군은 선박과 항공기를 포함한 병력과 장비를 즉각 투입했으며, 훈련 내용에는 필수 기반시설 경비, 자치정부와 현지 경찰 지원, 동맹 병력 수용, 전투기 배치, 해상 작전 등이 포함됐다.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등도 병력 파견에 동참했다. 노르웨이는 장교 2명을 파견했고, 독일은 정찰 임무 수행을 위해 13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프랑스군 선발대가 이미 이동 중이며 추가 병력도 뒤따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덴마크 요청에 따라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고 회담 이전에 공개했다.
AP통신은 NATO가 회원국 차원에서 북극 지역 주둔 병력을 집단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NATO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덴마크 국방부는 이번 병력 증강이 그린란드 자치정부와의 긴밀한 협의 아래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군사적 움직임은 같은 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덴마크·그린란드 3자 외무장관 회담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난 직후 나왔다.
회담은 약 1시간가량 진행됐지만,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그린란드를 둘러싼 근본적인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은 이견 해소를 위한 실무 그룹 구성에는 합의했다.
라스무센 장관은 “이 실무 협의가 미국의 안보 우려를 논의하되 덴마크 왕국의 ‘레드라인’을 존중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는 미국으로의 그린란드 영유권 이양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무장관도 “그린란드가 미국과 협력 강화를 원하지만 미국령 편입은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의 자치령으로, 외교와 국방은 덴마크가 담당하지만 상당한 수준의 자치권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그린란드 매입 또는 편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린란드는 북극 항로와 희토류 등 전략 자원, 그리고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한 조기경보 시설이 위치한 지정학적 요충지다.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 북서부 툴레에 우주군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덴마크와 그린란드 모두 영유권 이양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미국의 압박과 유럽의 대응 사이에서 긴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NATO가 회원국 차원에서 북극 지역 주둔 병력을 집단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양자 갈등을 넘어 동맹 전체의 안보 현안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가 북극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NATO 회원국들은 북극 안보를 동맹의 핵심 의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번 그린란드 병력 증강은 미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견제인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억제력 강화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다만 NATO 동맹국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그린란드 문제를 놓고 군사적 긴장 상태에 놓이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동맹 내부의 균열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린란드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관계에서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발언은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번 협상 결렬과 병력 투입으로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미국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하며 안보 협력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주권 문제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무 그룹 구성에 합의한 만큼 협상은 계속되겠지만, 근본적인 이견 해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의 신속한 병력 파견은 미국의 일방적 행동에 대한 집단적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미-유럽 관계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