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명이 넘는 스님들과 관계맺고 영상 촬영 협박해 180억원 뜯은 여성
||2026.01.17
||2026.01.17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 신자인 ‘불교의 나라’ 태국이 최근 고위 승려들이 연루된 역대급 성 스캔들과 비리 의혹으로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단순한 일탈을 넘어 사찰 자금 횡령과 조직적 협박 사건으로 번지면서 태국 사회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른바 ‘미스 골프’라 불리는 30대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방콕의 유서 깊은 사찰 주지를 포함해 다수의 고위 승려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뒤, 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거액을 갈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 경찰이 이 여성을 체포해 압수한 휴대전화 5대에서는 승복을 입은 채 찍힌 사진과 성관계 영상 등 무려 8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가 쏟아졌다. 확인된 피해 승려만 최소 10명이며, 이 중에는 태국 불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유명 사찰 주지와 고승들이 대거 포함되어 파장이 더욱 컸다. 이 여성은 협박을 통해 약 3억 5,000만 바트(한화 약 18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건의 심각성은 단순히 개인의 성적 일탈에 그치지 않았다. 협박을 견디다 못한 일부 승려들은 신도들이 낸 사찰 자금을 빼돌려 입막음용으로 송금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한 유명 주지 스님은 갑자기 자취를 감춘 뒤 라오스로 밀입국해 도피하는 등 영화 같은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태국 불교는 여성과의 신체 접촉은 물론, 암컷 동물과의 접촉조차 엄격히 금지하는 ‘상좌부 불교’ 전통을 따르고 있어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태국 정부와 왕실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태국 왕실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승려 수십 명의 직위와 왕실 하사 칭호를 박탈하는 칙령을 내렸다. 태국 국왕은 불교를 수호할 의무가 있는 만큼, 불교계의 타락이 왕실의 권위와 통치 정당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태국 경찰은 비리 근절을 위해 전국 사찰 200여 곳을 급습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승려 108명을 체포했다. 특히 이들 중에는 범죄를 저지르고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신분을 위장해 승려가 된 이들도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더했다. 태국 정부는 향후 사찰의 현금 보유 상한선을 두고, 전국 승려 3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범죄 이력 등을 신원 조회하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대적인 단속이 최근 사생활 논란으로 민심이 이반된 라마 10세 국왕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정치적 의도가 섞여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태국 불교계 내부에 뿌리 깊은 위계 문화와 정치·재계 엘리트 간의 유착 관계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단순한 신원 조회만으로는 진정한 자정 작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통적인 신뢰의 상징이었던 불교계가 이번 사상 초유의 성 스캔들을 계기로 뼈를 깎는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