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윤정희, 투병 끝 별세… 추모 계속
||2026.01.19
||2026.01.19
배우 고(故) 윤정희의 3주기가 돌아왔다. 고 윤정희는 지난 2023년 1월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알츠하이머 투병 끝에 생을 마감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향년 78세였다. 고인이 별세한 후, 그의 남편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윤정희가) 딸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꿈꾸듯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다”라고 전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파리에서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1944년생인 고 윤정희는 지난 1967년 영화 ‘청춘극장’의 신인 배우 공개 오디션에서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데뷔하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이끈 그는 우아하면서도 깊은 감정 연기로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하지만 화려한 스크린 이면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지난 1976년 백건우와 결혼해 예술가 부부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지만, 이듬해 유고슬라비아 자그레브에서 북한으로 납치될 뻔한 충격적인 사건을 겪게 됐기 때문. 당시 갓난아이였던 딸과 함께 미국 영사관으로 몸을 피하며 위기를 넘긴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연예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회자된다.
한편 고 윤정희의 배우 인생을 관통하는 작품은 단연 지난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다. 16년 만의 복귀작이었던 이 영화에서 그는 알츠하이머 초기 진단을 받은 여성 ‘미자’를 연기하며 삶과 언어, 고통을 시로 승화시키는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해당 영화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고, LA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촬영 무렵 실제로도 병이 시작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아이러니한 여운을 남겼다.
말년에는 투병 중인 고인을 둘러싼 가족 간 법적 갈등으로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친동생들이 성년후견인 문제로 남편과 딸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프랑스 법원이 백건우 측의 손을 들어주며 논란은 마무리됐다. 고 윤정희는 끝내 남편과 딸의 곁에서 파리의 하늘 아래 눈을 감았다. 3주기를 맞은 지금도 고인을 향한 그리움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윤정희는 배우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렸던 사람”, “영화 ‘시’는 볼 때마다 마음이 무너진다”, “세월이 흘러도 절대 잊히지 않는 얼굴”이라며 추억을 나누고 있다. 또 “이런 품격의 여배우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한국 영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이름”, “윤정희가 있었기에 지금의 영화가 있다”라는 반응도 잇따른다. 비록 고 윤정희는 떠났지만, 그의 연기와 존재는 여전히 스크린과 기억 속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