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더이상 미국의 의존 안해도 된다” 미국만 보유했던 ‘이 무기’ 한국도 개발한다
||2026.01.21
||2026.01.21
전자전기는 현대전에서 가장 먼저 투입되는 전력 중 하나다. 적의 레이더와 통신망, 지휘체계를 교란해 아군 전투기와 폭격기가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그러나 이 핵심 전력을 독자 개발해 운용하는 나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국의 EA-18G 그라울러가 사실상 세계 유일의 실전 검증된 전자전기로 평가받아왔다. 이제 한국이 이 영역에 본격 진입하면서 미국의 독점 구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EA-18G 그라울러의 위력은 최근 베네수엘라 작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미군이 특수부대를 투입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할 당시, 그라울러는 베네수엘라의 방공망을 완전히 무력화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레이더와 방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그라울러의 전자전 공격 앞에서 어떤 방어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모의 훈련에서는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F-22 랩터마저 그라울러에 격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F-22가 먼저 그라울러를 포착했으나, 그라울러는 전자전 공격으로 F-22의 레이더를 교란한 뒤 역공에 성공했다.
방위사업청은 LIG넥스원 판교 하우스에서 한국형 전자전기 블록1 체계 개발 사업 착수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은 종종 한국형 그라울러라고 표현하지만, 엄밀히 말해 양측의 설계 개념은 다르다. 전자전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전투기를 기반으로 적진 깊숙이 침투해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에스코트 재머와 여객기나 수송기를 기반으로 원거리에서 광범위한 전자전 공격을 수행하는 스탠드오프 재머가 있다. 한국이 개발하는 전자전기는 후자에 해당한다.
한국형 전자전기는 캐나다 봄바르디어사의 중형 비즈니스 제트기 G6500을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이 항공기에 국내에서 개발한 전자전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이다. 사업비는 약 2조 원 규모로 책정됐다. 스탠드오프 재머 방식은 전투기 기반보다 체공 시간이 길고 탑재 장비 용량이 커서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전자전 공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034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며, 블록1 개발이 완료되면 성능을 개량한 블록2 개발도 별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형 전자전기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북한의 방공망 때문이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밀집도의 방공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구소련제 S-200, S-125부터 중국제 HQ-9까지 다층 방공망이 한반도 북쪽 전역에 촘촘하게 배치돼 있다. 유사시 한국 공군이 북한 영공에 진입해 작전을 수행하려면 이 방공망을 먼저 무력화해야 한다. 한국형 전자전기가 실전 배치되면 북한 레이더와 통신망을 원거리에서 교란해 아군 전투기의 생존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한국군은 전자전 능력에서 미군에 의존해왔다. 한미 연합작전 시 미군의 그라울러가 전자전 임무를 담당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독자적인 전자전기를 확보하면 한국군 단독으로도 적 방공망 제압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자주국방 역량 강화는 물론 동맹 내에서의 협상력 제고에도 기여한다. 나아가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방공망 제압 능력이 필요한 국가들에 수출 가능성도 열린다. 한국형 전자전기가 어떤 성능으로 완성될지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