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대한민국 국민” 최근 우크라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한국행 의사 밝혀
||2026.01.23
||2026.01.2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파병됐다가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대한민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포로가 되느니 차라리 죽으라”는 교육을 받았음에도 생존을 선택했다고 밝히면서 국내외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사례는 북한군 출신 전쟁 포로가 한국으로 귀순을 희망한 사상 첫 공식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 국제법적 해석과 외교적 대응 논의가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20일 방송된 MBC ‘PD수첩’ 인터뷰에서 생포자 리모(27) 씨는 “포로가 되면 역적이나 마찬가지”라는 북한군 내부 교육을 전했다. 그는 “다른 전우들은 자폭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함께 생포된 백모(22) 씨도 “포로가 되느니 죽는 게 낫다고 배웠다”고 말했지만,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선택지가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각각 총탄과 드론 공격으로 중상을 입고 생포됐다. 국가정보원은 북한군 손실 규모를 사망 300여 명을 포함 약 3,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네바 제3협약 118조는 전쟁 종료 후 포로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한국은 이 조항을 유보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일부 포로가 송환을 거부한 경험을 반영해, 송환을 원하지 않는 포로를 강제 송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산정책연구소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주석서에 따르면 포로가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인권 침해 위험이 있다면 송환 의무의 예외가 인정된다”고 설명한다. 북한이 포로를 역적으로 간주하고 처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귀순 요청자들은 예외 조항 적용 대상이 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외교부는 “북한군 포로는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귀순 의사가 확인되면 전원 수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은 우크라이나 측과의 소통을 통해 포로들의 안전한 이송과 한국 도착 이후의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외교부를 찾아 두 포로의 자필 편지를 전달하며 귀순 의사를 재확인했다. 편지에서 이들은 “한국에 계신 분들을 친부모, 친형제로 생각한다”며 강한 귀순 의지를 표명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3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리 씨의 명확한 귀순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귀순 사례를 넘어 국제법과 전시 포로 처리 기준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한군이 포로에 대해 ‘죽음을 권하는’ 교육을 시행해 온 점은 국제인권 기준과의 괴리를 드러낸다. 국내 전문가들은 “포로 귀순 문제는 전쟁법과 인권 보호의 교차점에 있는 사안”이라며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할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이번 귀순 의사 표명은 한반도 정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북한군 출신 포로의 법적 지위와 귀환 절차를 규정할 명확한 내부 지침 마련도 검토할 전망이다. 과거와 달리 전쟁 포로 처리와 귀순 의사 존중을 둘러싼 외교·법적 대응이 더욱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