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을 아무리 쏴대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이곳
||2026.01.26
||2026.01.26
서울은 북한과 불과 40km 남짓 떨어져 있다. 이 거리만 놓고 보면 늘 위태롭게 느껴지지만, 서울이 지금까지 ‘살 만한 도시’로 굴러가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도시 자체가 전쟁을 전제로 설계되고 확장돼 왔기 때문이다. 이 전제는 과장이 아니라, 지형과 교통망, 주거 구조를 보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북한 지상군이 남하할 경우, 서울로 직결되는 루트는 사실상 두 갈래로 압축된다. 서쪽의 파주·고양 축, 그리고 동쪽의 양주·의정부 축이다. 한강 이남으로 우회하는 선택지는 대규모 기동과 보급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서울 방어 구조는 이 두 관문을 중심으로 쌓여 왔다.
서쪽 루트는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평탄한 지형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지금의 고양과 일산은 전혀 다른 공간이다. 대규모 신도시 개발로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 넓은 도로와 공원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이 구조는 평시에는 생활 공간이지만, 전시에는 즉각 방어 지형으로 전환된다.
넓은 도로는 병력과 장비의 집결지로 쓰일 수 있고, 공원과 운동장은 임시 진지와 후방 거점으로 바뀐다. 무엇보다 끝없이 이어지는 아파트 단지는 공격 측에게 악명 높은 시가전 환경을 만든다. 고층 구조물, 복잡한 동선, 시야 제한은 기계화 부대의 속도를 크게 떨어뜨린다. 이른바 ‘아파트 지옥’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의 평야 돌파 개념은 이 지역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동쪽 루트인 양주·의정부 방향은 도시화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대신 지형이 다르다. 산줄기가 남북으로 이어진 구조는 자연스러운 병목을 만든다. 고지와 능선, 굴곡진 도로는 대규모 기동을 어렵게 하고, 방어 측에게 유리한 관측과 사격 조건을 제공한다.
이 지역은 과거 미군이 장기간 주둔하며 방어 개념을 다듬었던 공간이기도 하다. 언덕과 고지대에는 초소와 진지가 배치되기 쉬운 구조고, 산악 지형은 돌파보다 소모를 강요한다. 이 축 역시 빠른 진격을 허용하지 않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가정상 두 관문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서울 내부는 또 다른 문제를 던진다. 서울의 도로망은 직선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다. 핵심 요충지 몇 곳만 차단해도 공격 측은 계속 우회와 재집결을 강요받는다.
과거 북악산을 타고 도심으로 침투했던 사건 이후, 북악산 일대는 방어 개념이 대폭 강화됐다. 초소와 벙커가 촘촘히 배치됐고, 북악스카이웨이 같은 도로는 평시에는 관광로지만 전시에는 통제선으로 기능한다. 도심 진입이 단순한 돌파가 아니라, 단계별 소모전으로 바뀌는 구조다.
서울 시가지는 철근 콘크리트 고층 건물과 대단지 아파트로 채워져 있다. 이 밀도는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방어력을 만든다. 건물 자체가 엄폐물이 되고, 상가와 주거 단지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는 공격 측의 지휘와 통제를 어렵게 한다.
여기에 지하 인프라가 더해진다. 지하철, 지하상가, 연결 통로는 평시에는 생활 동선이지만 전시에는 또 하나의 전선이 된다. 수도권 전체에 깔린 지하철망은 병력 이동과 분산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반지하와 지하 공간이 일반화된 주거 구조 역시 이런 특성을 강화한다.
한강은 서울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도하 장애물이다. 단순한 강이 아니라, 교량과 도로, 주변 고밀도 시가지가 결합된 복합 지형이다. 도하를 시도하는 순간 공격 측은 노출될 수밖에 없다.
강남 개발 역시 단순한 확장이 아니었다. 한강 이남으로의 확장은 피난과 방어를 동시에 고려한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강남까지 포함한 서울 장악은 2차원 점령이 아니라, 지상과 지하, 강과 도시가 얽힌 입체전이 된다. 이 구조는 단기간에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
서울이 북한의 위협 속에서도 기능을 유지하는 이유는 특정 무기나 방어 체계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도시 구조, 지형, 교통망, 주거 형태가 수십 년에 걸쳐 쌓여 만들어낸 결과다. 전쟁을 염두에 둔 설계와 운영이 축적되면서, 서울은 단순한 대도시를 넘어 복합 요새에 가까운 성격을 띠게 됐다.
서울을 이렇게 정리해 보니, 평소에는 불편하게 느껴졌던 도시 구조가 전혀 다르게 보인다. 복잡하고 빽빽한 게 단점만은 아니었다. 이 도시는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