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5년간 제작했다” 모든 최첨단 기술을 한곳에 모아 힘들게 만들어낸 무기의 정체
||2026.01.31
||2026.01.31
천궁-III는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의 세 번째 블록(Block-III)으로, 2010년대 초 성능 개량에 들어간 천궁-II(Block-II) 이후 약 10여 년 만에 추진되는 후속 체계다. 천궁-II는 최대 사거리 40km, 요격 고도 약 15km 수준에서 적 항공기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패트리엇 PAC-3와 함께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하층 방어망을 구성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이 고도·비행 패턴을 다양화하고 준중거리·준고각·변칙기동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더 높은 고도와 먼 거리에서 위협을 포착·요격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Block-III 개발을 통해 성능 대역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방위사업청과 업계 설명에 따르면 천궁-III는 기존 천궁-II가 담당하던 15km 안팎의 요격 고도를 약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려, 30km 전후 중고도 영역에서 적 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현재 PAC-3·천궁-II가 담당하는 저고도(수 km~15km)와 L-SAM·THAAD가 맡는 고고도(40~60km, THAAD는 최대 150km) 사이의 ‘틈’을 메우는 역할이다. KAMD 다층 방어망의 중간층을 국산 체계로 채우는 셈이다. 탄도미사일 비행의 종말 단계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고도 구간을 담당하게 되므로, 활공·변칙 기동 미사일에 대한 대응 시간과 요격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국내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천궁-III 개발·시험·초도 양산까지 투입될 예산은 약 2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방위사업청은 2025년 사업 타당성 검토와 체계개발 착수를 시작으로 2030년대 초까지 개발과 실사격 시험을 마치고 2034~2035년께 실전 배치를 완료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사업은 유도탄·발사대·사격통제차량·다기능 레이더 등 세부 분야별로 업체를 나눠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한화시스템 등 주요 방산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참여하고 있다.
천궁-III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은 ‘눈’ 역할을 할 다기능 레이더(MFR)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는 2025년 말 한화시스템과 약 2006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천궁-III용 AESA 다기능 레이더 시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 레이더는 완전 디지털 방식 능동위상배열(AESA) 기술을 적용해 기존 천궁 레이더보다 더 먼 거리·더 높은 고도에서 다수의 목표를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한화시스템은 KF-21 전투기, L-SAM, 해군 차기 구축함·호위함용 AESA 레이더 개발로 축적한 질화갈륨(GaN) 기반 MMIC 설계·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고출력·고효율·소형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GaN 전력증폭기 기반 AESA 레이더는 미국·유럽이 수출을 까다롭게 통제하는 대표적인 핵심 방산 기술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이미 L-SAM, 장사정포 요격체계, KF-21용 공대공 레이더, KDDX 차기 구축함 레이더 등에 GaN 기반 송수신 모듈을 적용하며 국산화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천궁-III 레이더까지 이 기술이 확장되면 한국은 중거리 지대공 체계의 핵심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생산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운용·정비 비용 절감과 수출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 특히 천궁-II가 이미 UAE·사우디·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에 수출되면서 성능을 인정받은 만큼, 천궁-III 레이더 기술은 향후 개량형·파생형·차기 수출형 체계까지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방위사업청은 천궁-III가 전력화되면 기존 패트리엇 PAC-3에 필적하는 수준의 중거리 방공·미사일 요격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MD 구조상 저고도는 PAC-3·천궁-II, 중고도는 천궁-III, 그 상층은 L-SAM·향후 L-SAM-II, 그리고 한미 연합 구조에서는 주한미군 THAAD 체계까지 더해져 다층적으로 북한 탄도·순항·활공형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는 그림이다.
천궁 사업 전체를 놓고 보면 2000년대 초중반 첫 천궁(Block-I) 개념 연구부터 Block-II 실전 배치, UAE 수출,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Block-III에 이르기까지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한국은 러시아 기술 도입 일부에 의존하던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 유도탄·레이더·교전 통제 기술을 상당 부분 독자 설계·개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천궁-III는 이런 누적 경험의 정점에서 탄생하는 ‘다음 20년짜리 방패’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