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너무 과했다” 한국 무기사고 군사력 1위 됐다는 ‘이 나라’ 진실 알아보니
||2026.02.01
||2026.02.01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발표한 2026년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이집트가 전체 19위, 아프리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한국 언론에서는 “K-9 자주포 수출 덕분에 군사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방산 전문가들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응이다.
이집트는 K-9 계약 이전에도 이미 북아프리카의 군사 강국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2017년 GFP 기준 10위, 2020년에는 9위까지 오른 전력이 있으며, 단 두 차례를 제외하면 20위 밖으로 밀려난 적도 없다. 실제로 2025년과 2026년 모두 19위에 머물러, K-9 수출이 결정적 변수였다는 해석엔 무리가 따른다.
한국과 이집트 간 K-9 자주포 수출 계약은 분명 큰 성과지만, 이 무기가 실제로 이집트 전력에 기여하는 시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K-9의 인도는 2026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무기 생산, 운송, 점검, 실전 배치를 거쳐야 하기에 실질적인 전력화까진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이집트는 K-9 자주포를 단순한 야전용이 아닌 해안 방어용 화력 자산으로도 운용할 계획이라 운용 개념 자체도 기존과 다르다. 배치와 작전 적용까지 많은 검증 과정이 남아있는 셈이다.
K-9 수출 전부터 이집트는 아프리카 최강 군사력을 자랑해왔다. 자체 무기 개발은 물론,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최신 전투기, 미사일, 방공망을 도입하며 다각화 전략을 추구해 왔다. 북한과도 무기 교역을 해온 전력이 있을 정도로 무기 조달망이 넓다.
따라서 이번 GFP 순위에서 한국산 무기가 이집트 군사력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산 무기의 가치를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을 논하려면 보다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이집트는 최근 중국의 J-20 전투기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제재를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나서고 있으며, 이미 다양한 중국산 무기체계에 관심을 보여온 전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K-9 수출 성과에 취해 ‘국뽕’에만 몰두한다면 방산 외교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무기 판매는 단발성 계약이 아니라 장기적인 유지·보수, 추가 탄약 및 부품 공급, 군사 훈련, 기술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집트처럼 다국적 무기 도입을 병행하는 국가는 한 번 계약했다고 해서 한국 무기만을 선택하리라 장담할 수 없다. 냉정하고 치밀한 방산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K-9 계약은 분명히 한국 방산의 큰 성과다. 그러나 이 계약이 이집트 군사력의 본질적인 도약을 이끌었다는 해석은 과장이다. 실전 배치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이집트는 지금도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산 무기를 모두 도입해 운용하는 전형적인 다변화 전략국가다.
방산 수출은 성과 그 자체보다 장기적 관계 유지, 추가 수출 가능성, 전략적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무기가 아니라 정책과 외교가 움직여야 할 때다. K-9이라는 무기 하나로 군사력 순위를 끌어올렸다는 식의 해석보다는, 어떻게 더 넓고 깊게 방산 파트너십을 가져갈 것인가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