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KF-21 전투기 공동 개발국이었지만” ‘이 나라’ 나타나자 국기 지워진 현재상황
||2026.02.01
||2026.02.01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를 둘러싼 인도네시아와의 분담금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사령관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KF-21을 살펴보면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KF-21 기체에서 자국 국기가 제거된 것에 항의하던 시점에 사우디라는 ‘큰손’이 등장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비용의 20%를 분담하기로 했으나 납부가 지연되면서 한국 측이 시제기에서 인도네시아 국기를 제거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의 적극적인 관심은 KF-21 사업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터키 빈 반다르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공군참모총장은 이번 주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를 방문해 KF-21의 성능과 개발 현황을 직접 확인했다. 왕족 출신인 그는 사우디 무기 도입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그는 KAI 경영진으로부터 KF-21의 개발 현황, 성능 목표, 전력화 일정에 대한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으며, 사천 공장의 조립 라인을 직접 둘러보며 설계 및 제작 공정을 꼼꼼히 살폈다. 특히 KF-21 기동 시연에 직접 참석해 전투기의 성능을 눈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가 KF-21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미국 F-35 도입이 정치적 이유로 막힌 상황이 있다.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와 미국 내 정치적 반대로 F-35 판매 승인이 지지부진한 사우디로서는 스텔스 성능을 갖춘 차세대 전투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해외 군사 매체들은 “KF-21은 현재 4.5세대로 분류되지만, 향후 블록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부 무장창을 장착하면 5세대 스텔스기로 진화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며 “이는 F-35를 대체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 대표단은 KF-21의 미래 핵심 기술인 ‘유무인 복합체계(MUM-T)’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기 1대와 다수의 무인기를 연동해 작전을 수행하는 이 개념은 조종사의 생존성을 높이고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또한 이번 회동에서는 단순한 기체 구매를 넘어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조종사 및 정비사 교육 시스템, 사우디의 국가 발전 전략인 ‘비전 2030’에 부합하는 현지 산업 참여 방안까지 포괄적인 협력 패키지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KF-21이 최근 1600시간의 개발 비행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하반기 한국 공군에 첫 양산기를 인도한다는 점도 사우디의 마음을 움직인 요인이다. ‘개발 중인 기체’라는 리스크가 해소되고 ‘양산 및 실전 배치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은 구매자 입장에서 신뢰를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은 풍부하지만 기술 기반이 약한 사우디 입장에서, 까다로운 기술 통제를 가하는 미국보다는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에 유연한 한국이 훨씬 매력적인 파트너”라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와의 분담금 문제로 잡음이 있었던 KF-21 사업에 사우디라는 든든한 우군이 합류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가 KF-21을 도입할 경우 이는 한국산 전투기의 첫 수출 사례가 될 수 있으며, 중동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는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시장 전반으로 KF-21의 수출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2월 싱가포르 에어쇼와 사우디 국제방위박람회 등에 연달아 참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오일머니가 인도네시아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