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비 100배 효율을 내는”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등장에 해외가 술렁이는 ‘이유’
||2026.02.02
||2026.02.02
요즘 해외에서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미사일을 더 싣거나 레이더를 바꿨다는 얘기가 아니다. 핵심은 전투체계다. 전투체계는 함정에 달린 각종 레이더와 소나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한데 묶어 상황을 판단하고, 어떤 무기를 언제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같은 함포와 같은 미사일을 달고 있어도 전투체계 성능에 따라 교전 능력은 전혀 달라진다. 최근 일부 국가들이 중국산 전투함을 도입했다가 성능 문제와 잦은 오류를 겪은 사례가 다시 언급되는 것도, 함정에서 전투체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광개토대왕급은 대한민국 해군이 처음으로 현대적 의미의 전투체계를 갖춘 국산 구축함이다. 다만 건조 당시에는 기술적 여건상 영국 BAE Systems의 전투체계를 탑재했다. 초창기 성능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조적인 한계가 분명해졌다. 핵심 소프트웨어와 주요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는 구조였고, 20년 넘게 운용되면서 처리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노후 CPU 기반 체계는 다중 표적 처리에서 병목이 발생했고, 실전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서도 시스템 다운 문제가 반복됐다. 해군 입장에서는 함정 자체보다 두뇌가 먼저 노후화된 상황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군은 전투체계 국산화를 선택했다. 기존 체계를 유지한 채 부분 개량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리 능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방향이었다. 고속 CPU를 적용한 한국형 전투체계 베이스라인 2.3 계열을 중심으로 체계 전반을 손봤다. 단순히 계산 속도만 빨라진 게 아니다. 센서에서 들어오는 정보 융합 속도가 크게 개선됐고, 다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하고 위협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능력도 눈에 띄게 올라갔다. 여기에 예인형 소나, 데이터 링크, 항재밍 GPS 같은 핵심 요소들이 함께 개선되면서 함정 전체의 전투 효율이 달라졌다. 외신에서 기존 대비 수십 배 수준의 처리 능력 향상을 언급한 것도 이 변화 때문이다.
광개토대왕급 개량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선체 수명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함정을 대상으로, 꼭 필요한 부분만 선별해 효율을 극대화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노후 구축함을 다수 보유한 국가들에게 현실적인 참고 사례가 된다. 신형 함정을 새로 건조하지 않더라도, 전투체계 개량만으로 전력 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메시지다. 이 경험은 자연스럽게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 개량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고, 동시에 해외 해군을 상대로 한 전투체계 개량 수요로도 확장될 여지가 있다. 함정 수출이 아니라, 두뇌 수출이라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광개토대왕급 이야기를 다시 보면서 느낀 건, 해군 전력에서 진짜 차이를 만드는 건 눈에 보이는 무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함정이라도 전투체계가 바뀌면 완전히 다른 배가 된다. 새 배를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된 두뇌를 얹는 게 훨씬 현실적인 선택일 때도 많다. 이번 개량은 그걸 잘 보여준 사례라고 본다.
전투체계가 함정 교전 능력에 미치는 영향
광개토대왕급과 충무공 이순신급의 전투체계 구조 차이
노후 함정 개량 사업에서 우선순위 설정 방식
센서 융합과 표적 처리 능력이 해전에서 갖는 의미
전투체계 국산화가 해군 운용에 주는 장기적 효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