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쟁났다” 휴전 규칙까지 깨고 무기고에 대규모 공습한 이스라엘
||2026.02.02
||2026.02.02
라파 국경 검문소 재개방을 하루 앞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의 무기고와 로켓 기지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최소 30여 명이 숨졌다.
지난해 10월 휴전 발효 이후 하루 기준 최대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간신히 유지되던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국면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1월 31일(현지시간) 가자시티와 남부 칸유니스, 라파 인근에 걸쳐 연쇄 공습이 이어지면서,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최소 30~3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시티 레말 지역의 한 아파트 건물은 공습 직격탄을 맞아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사망했고, 다라즈 지역에서도 수 명이 다쳤다.
셰이크 라드완 지역에서는 경찰서가 공습 표적이 되면서 최소 13명이 목숨을 잃었고, 의료진은 “온 가족이 사라진 집이 한두 곳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이 “휴전 합의 위반에 대한 대응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공습 전날 라파 동쪽의 땅굴에서 무장 인원 8명이 이스라엘 통제 구역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이 중 3명은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1명은 하마스 핵심 지휘관으로 생포됐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PIJ 소속 지휘관 4명을 포함해 ‘테러리스트’로 분류한 전투원들을 제거하고, 무기 저장 시설·무기 제조시설·가자 중부 로켓 발사 진지 2곳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번 공습을 “명백한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성명을 통해 “휴전이 발효된 지난 10월 10일 이후 이스라엘이 이미 1,450건의 합의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말살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휴전 기간에도 산발적인 포격·공습이 이어진 가운데, 이번처럼 하루 수십 명이 숨지는 대규모 폭격이 벌어지자 현지에서는 “사실상 전쟁 재개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공습이 특히 논란을 부르는 이유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국경 검문소가 재개방되기 불과 하루 전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라파 검문소는 전쟁 이전 가자 주민들이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직통 출구이자, 의료·식량·구호 물자가 드나드는 핵심 통로였다.
그러나 2024년 5월 이후 대부분 폐쇄되면서, 치료를 기다리던 환자·부상자 1,000명 이상이 제때 후송되지 못해 숨졌고, 여전히 2만 명가량이 긴급 의료 이송이 필요한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게 현지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라파 검문소 재개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전쟁 ‘종전 계획’ 1단계의 핵심 조건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 1단계 휴전이 발효된 지 약 4개월 만에 이뤄지는 조치로, 미국과 이집트·유럽연합(EU)이 중재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상징적인 시험대였다.
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를 하루 최대 200명 규모로 시범 운영하며, 부상자 출국과 피란민 귀환을 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습 직후 가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문을 열기도 전에 또 폭탄이 떨어졌다”는 냉소가 번지고 있다.
AP통신과 알자지라는 이번 공습이 휴전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사망자를 낳은 공격이라고 전하며, 가자 주민들에게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공포를 안겼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PIJ 무기고와 로켓 발사대 파괴라는 군사적 성과를 내세우지만, 병원·경찰서 인근 주거지까지 폭격 여파를 피하지 못한 탓에 민간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라파라는 ‘생명선’을 코앞에 두고 터져 나온 이번 공습은, 안 그래도 위태로운 휴전 규칙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며 중동 정세를 다시 살얼음판 위로 밀어 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