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무장관이 한국까지 넘어와서 ”한국 조선소를 훑어보고 돌아간” 진짜 이유
||2026.02.03
||2026.02.03
최근 캐나다 정부 고위 인사가 직접 한국 조선소를 찾은 장면은 단순한 외교 일정으로 보기 어렵다. 캐나다가 추진 중인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은 규모만 약 6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잠수함 몇 척을 사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해군 전력의 뼈대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이런 사업을 앞두고 캐나다 국방조달 담당 국무장관이 한국까지 와서 조선소 바닥을 직접 밟았다는 건, 서류와 제안서만으로는 판단하지 않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캐나다 측이 가장 집중해서 본 곳은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이었다. 이곳에서는 실제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고, 일부는 시운전 단계에 있다. 캐나다 입장에서 중요한 건 설계도상의 성능보다 실제로 만들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잠수함은 계획만 화려하고 일정이 밀리면 바로 전력 공백으로 이어진다. 조선소의 도크 규모, 건조 라인 배치, 인력 숙련도는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다. 캐나다 장관이 현장을 훑어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종이 위의 약속이 아니라, 지금 당장 돌아가는 생산 체계를 확인하려 한 것이다.
방문 일정은 조선소에서 끝나지 않았다. 캐나다 측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운용과 교육 체계도 살폈다. 잠수함 도입은 인도 시점이 끝이 아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승조원 교육과 정비가 반복된다. 이 구조를 어떻게 굴리는지가 실전 전력의 차이를 만든다. 캐나다가 한국 해군의 운용 경험에 관심을 보인 건, 잠수함을 실제로 굴려본 나라의 노하우를 보겠다는 뜻이다. 단기간 도입이 아니라 장기 운용을 전제로 한 판단이다.
이번 사업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이른바 한국 원팀이다. 캐나다는 단일 기업의 기술력보다, 국가 차원에서 공급 능력이 유지될 수 있는지를 본다. 잠수함 사업은 중간에 공급망이 흔들리면 바로 실패로 이어진다. 두 대형 조선사가 동시에 참여한다는 건,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요소다. 캐나다가 독일 업체와 한국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서도 한국을 깊게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캐나다는 이번 사업을 군사 조달로만 보지 않는다. 잠수함을 중심으로 조선과 철강, 첨단 제조, 인공지능까지 연결되는 장기 산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조선소뿐 아니라 연구개발 시설과 방산 관련 기업 방문도 이어졌다. 이건 기술 이전을 요구한다는 의미라기보다, 장기 협력 파트너로서 신뢰할 수 있는지 보는 과정에 가깝다. 잠수함을 들여온 뒤에도 함께 갈 수 있는 상대인가를 판단하는 단계다.
캐나다 장관의 한국 방문을 보면서 느낀 건, 이제 방산 수주는 회의실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직접 보고, 만지고, 확인해야 결정이 내려진다. 한국 조선소가 이런 검증의 대상이 됐다는 것 자체가 위상 변화를 보여준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국이 세계 잠수함 시장의 진지한 경쟁자로 올라섰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의 요구 조건과 일정
잠수함 건조에서 조선소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
잠수함 장기 운용에서 교육과 정비의 중요성
한국 조선업이 군함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는 이유
대형 방산 사업에서 국가 단위 협력이 필요한 배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