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미스나인, ‘오뚝이’가 떠오르는 이유 [이슈&톡]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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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프로미스나인이 최근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를 서울에서 성대하게 마치며 K팝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켰다. 이 무대는 단순한 투어의 종착점이 아니라, 수차례의 위기 속에서도 끝내 팀을 지켜낸 시간에 대한 응답에 가까웠다. 빠르게 소비되고 빠르게 교체되는 시장에서, 프로미스나인은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난 팀. 그래서 지금, 프로미스나인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는 ‘오뚝이’다. 이들의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돌학교’를 통해 세상에 나왔지만,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 부족은 고스란히 팀의 부담으로 남았다. 데뷔 초 발표한 곡들은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했고, 대형 걸그룹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비슷한 시기 데뷔한 팀 중 다수가 해체나 축소 등을 이유로 사라졌지만, 프로미스나인은 포기 대신 변화를 택했다. 콘셉트를 조정하고 팀 색을 다듬으며 ‘러브 밤(LOVE BOMB)’으로 첫 유의미한 반등을 이끌어냈다. 상승세가 시작되는 듯했던 시점, 긴 공백이 찾아왔다. 코로나 팬데믹과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 사건이 터지며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활동 공백은 팀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팬덤 이탈과 관심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간은 역설적으로 프로미스나인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후 발표된 ‘마이 리틀 소셔티(My Little Society)’는 대중적 폭발 대신 방향성을 확립한 작업물이 됐다. 지금의 프로미스나인을 규정하는 음악적 결이 이 시기에 자리 잡았단 평이 따른다. 이후 등장한 ‘위 고(WE GO)’는 기록보다 기억에 남는 노래가 됐다. 차트 최상위권이나 음악방송 트로피는 없었지만, 공연 현장과 팬덤 반응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챌린지 영상 등이 화제를 모았고, 군 부대 등에서 인기를 끌며 ‘군통령’이란 수식어도 얻었다. 이 곡은 프로미스나인에게 다시 설 수 있다는 확신을 안긴 전환점이 됐다. 소속사 이적은 이들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나인 웨이 티켓’(9 WAY TICKET)’ 활동 이후 오프더레코드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이 종료됐고, 프로듀싱과 매니지먼트를 맡아온 하이브 산하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 정식 합류했다. 이후 ‘토크 앤 토크’(Talk & Talk)로 데뷔 1323일 만에 처음으로 음악방송 1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초동(발매 첫 주 앨범 판매량) 10만 장 돌파에 이어 ‘스테이 디스 웨이’(Stay this way)로는 지상파 1위까지 차지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 시기 대학 축제 러브콜이 몰리며 ‘써머퀸’ 이미지도 굳어졌다. 하지만 이후 멤버 이탈과 공백기를 겪으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하이브 레이블즈’를 대표하는 방시혁 의장이 직접 참여한 첫 정규 앨범 역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며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1년 2개월여 만에 ‘슈퍼소닉’(Supersonic)으로 건재함을 보여줬지만, 곧 플레디스와의 계약 종료라는 또 다른 현실과 마주했다. 팀의 존립 자체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다섯 멤버가 손을 놓지 않았다. 새 소속사 어센드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프롬 아워 트웬티스’(From Our 20’s)로 2막을 열며 서서히 자신들의 존재감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데뷔 첫 월드투어를 개최했으며, 대학 축제를 휩쓸었다. 이벤트성 리메이크 곡인 ‘하얀 그리움’으로 차트 상위권, 음악방송 1위를 달성한데 이어 유튜브 등 콘텐츠에서의 활약도 이어졌다. 그 결과 ‘2025년 12월 한달간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걸그룹’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면서 인기 아이돌 반열에 올랐다. 프로미스나인의 시간은 느렸다. 대신 깊었다. 이들은 빠르게 타올랐다 사라지는 흐름과 반대로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며 자신들만의 서사를 쌓았고, 대기만성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은 그룹이 됐다. 서울 앙코르 무대에서 울려 퍼진 떼창은 단지 한 공연의 엔딩이 아니라, 긴 시간을 버텨낸 팀에게 돌아온 응답이었다. 프로미스나인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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