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있다는 이유로 퇴출 통보를 받았던 국민 아이돌 그룹 가수

인포루프|임유진 에디터|2026.02.04

20여 년 전 한국 연예계 어이없던 현실

출처: 박준형 기자회견 장면

지금은 아이돌의 연애가 개인의 사생활로 존중받는 분위기지만, 20여 년 전 한국 연예계에서는 열애설 하나가 그룹의 존립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였다.

2001년, 전국을 뒤흔들며 ‘국민 그룹’으로 불리던 god의 맏형 박준형이 팀 활동 중단 위기에 놓였던 사건은 당시 연예계의 보수적인 구조와 소속사의 강한 통제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사건의 발단은 god 3집의 기록적인 성공 이후 불거진 박준형과 배우 한고은의 열애설이었다. 열애 사실이 알려지자 소속사였던 싸이더스는 팀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박준형에게 신중한 태도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팀 활동 지속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출처: MBC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 화면 갈무리

당시 소속사는 공식적으로 ‘퇴출’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연애 문제 정리가 어렵다면 활동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준형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상황은 빠르게 긴장 국면으로 흘러갔다.

언론의 집중 취재 속에 귀국한 그는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었고, 당시 현장은 과열된 취재 경쟁으로 상당한 압박이 가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국면을 바꾼 것은 god 멤버들의 선택이었다. 소속사의 방침에 동의할 수 없었던 안데니, 윤계상, 손호영, 김태우는 “다섯 명이 함께하지 않으면 god는 의미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팀의 입장을 직접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는 당시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행동이었다.

박준형을 지지했던 나머지 god 멤버들 기자회견 –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열린 박준형의 기자회견은 여론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친누나와 함께 자리한 가운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눈물을 보이며, 서툰 한국어로 “저는 서른이 넘은 사람입니다. 사랑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방송과 언론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고, 아이돌도 개인으로서 감정과 삶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팬들을 중심으로 서명 운동과 항의가 이어졌고, 여론이 급격히 돌아서면서 소속사는 결국 박준형의 활동 중단 방침을 철회했다. god는 다시 5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비록 두 사람의 열애는 시간이 흐른 뒤 자연스럽게 마무리됐지만, 이 사건은 연예 기획사의 일방적인 통제에 맞서 멤버와 팬이 함께 목소리를 낸 첫 사례 중 하나로 남았다. 동시에 아이돌 역시 개인의 삶과 선택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0
운세TV
본 서비스는 패스트뷰에서 제공합니다.
adsupport@fastview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