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새 못 참고 격추해버렸다” 이란의 F-35C 전투기가 불러온 파장
||2026.02.05
||2026.02.05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중동 해역의 긴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수면 위로 드러났다. 미 중부사령부는 현지 시각 3일,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이던 에이브러햄 링컨함 인근으로 접근하던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당시 링컨함은 이란 남부 해안에서 약 800km 떨어진 공해상에 있었고, 항모 방공 임무를 수행 중이던 F-35C 전투기가 요격에 나섰다. 미군은 해당 드론이 명확한 통신이나 의도 표시 없이 공격적인 비행 패턴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항공모함 전단에서 이런 접근은 단순 정찰로 보기 어렵다. 항모는 미군 전략의 핵심 자산이고, 접근 자체가 즉각적인 대응을 유발하는 대상이다. 이번 격추는 경고 성격을 넘어 교전 규칙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격추된 기체는 이란이 운용 중인 샤헤드 139로 알려졌다. 이 무인기는 외형상 미군의 프레데터 계열과 유사하며, 감시 임무뿐 아니라 정밀 유도 무기 탑재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이란은 유인 전력의 열세를 무인기와 미사일 전력으로 보완해 왔고, 드론을 통해 상대의 대응 수위를 시험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 문제는 이런 접근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공격 전 단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항모 주변은 평시에도 방공 식별 구역이 사실상 전시 수준으로 운용된다. 이란의 드론 운용은 저비용 고위험 전략에 가깝고, 이번 사례처럼 상대의 즉각적 격추를 유도할 가능성도 항상 내포하고 있다.
드론 격추 이후 긴장은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고속정 여러 척이 미국 국적 유조선에 접근하며 승선과 나포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에 미 해군 미사일 구축함이 즉각 출동해 호위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핵심 통로다. 이란은 이 지역에서의 압박 행동을 통해 군사적 충돌 없이도 국제 사회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이번 행동 역시 전면전보다는 긴장 조성을 통한 협상 지렛대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드론 격추와 해협 압박이 동시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우발적 충돌 위험은 분명히 높아졌다.
이번 사건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시점이다. 며칠 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미 이란 고위급 핵협상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담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이후 처음 열리는 고위급 접촉으로, 상징성이 크다. 백악관은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군사력 사용 역시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다. 이란 역시 마찬가지다.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읽힌다. 결과적으로 이번 드론 격추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협상을 둘러싼 힘겨루기의 일부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의 긴장은 쉽게 가라앉기 어렵고, 국제 유가가 즉각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느낀 점은 중동에서는 협상 국면과 군사 충돌이 동시에 굴러간다는 사실이다. 대화가 예정돼 있다고 해서 현장이 조용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직전에 더 위험한 행동이 나오기도 한다. 항모 주변 드론 격추는 그 계산이 얼마나 팽팽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항공모함 방공 구역에서 적용되는 교전 규칙
이란의 무인기 전력 발전과 운용 패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해상 충돌이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핵협상과 군사 압박이 병행되는 외교 전략 구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