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독점한 F-35가 외면당했다” 한국의 C-390을 670억주고 사간 이 나라
||2026.02.09
||2026.02.09
브라질 상파울루주 가비앙 페이쇼투에 위치한 엠브라에르 공장에서 대한민국 공군 표식이 적용된 C-390 밀레니엄 수송기가 공개됐다. 계약 체결 이후 약 2년 만에 롤아웃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는 일정 측면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중형 수송기급 도입 사업은 계약 이후 시험, 개조, 검증 과정을 거치며 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이 장면은 단순히 한 기종이 추가된 수준을 넘어,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한국 공군 수송기 전력 구조에 변화가 시작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공군의 중형 수송기 전력은 오랫동안 미국산 C-130 계열이 사실상 독점해 왔다. 이는 안정성과 검증된 성능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동시에 명확한 한계도 동반했다. 미 정부 대외군사판매 방식은 가격 협상 여지가 제한적이고, 항전 장비나 개량 요소에서도 선택 폭이 좁았다. 장기적으로는 특정 국가 무기 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누적되며, 협상력과 선택권이 약화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인식했고, 수송기 전력에서도 새로운 선택지를 모색하게 된다.
이번 C-390 도입의 핵심은 단순한 기체 구매가 아니라 조건부 계약 구조에 있다. 한국은 기체 도입과 함께 기술 이전, 국내 부품 생산 참여, 글로벌 공급망 편입을 패키지로 묶어 협상을 진행했다. 아시아 시장 레퍼런스가 절실했던 브라질과 엠브라에르는 이러한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 한국 방산업체들은 엠브라에르의 국제 생산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이는 단기적 전력 확보를 넘어, 장기적인 산업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C-390은 제트 엔진 기반 수송기라는 점에서 기존 터보프롭 수송기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최고 속도는 약 870km 수준으로, 전략적 기동성과 시간 효율성에서 강점을 가진다. 최대 적재 중량은 약 26톤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C-130J-30 대비 수 톤 이상 여유 있는 수치다. 도입 단가 역시 국제 시장 기준 대당 약 5천만 달러 수준으로 거론돼, 성능 대비 비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 비교를 넘어, 구매국 입장에서 현실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국은 이번 선택을 통해 무리한 독자 개발 대신, 이미 검증된 플랫폼을 활용해 기술과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향후 국산 대형 수송기 사업으로 거론되는 MC-X 개발 과정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C-390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대한민국 공군의 채택은 기체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사례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도입은 특정 국가 무기 체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협상력을 높인 주권적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C-390 도입 사례를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수송기 한 기종의 교체가 단순한 전력 변화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구매 방식과 조건, 산업 연계까지 함께 설계됐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결의 선택이었다. 눈에 띄는 화력이나 상징성은 없지만, 이런 결정이 쌓여 전체 군 구조와 방산 생태계를 바꾼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조용하지만 방향성이 분명한 선택이라는 느낌이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