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또 비보… 정진우, 오늘(8일) 별세
||2026.02.09
||2026.02.09
1960년대 한국 영화계를 이끌며 한 시대를 풍미한 정진우 감독이 별세했다. 지난 8일 영화계 등에 따르면, 정 감독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8세. 고인은 약 두 달 전 반려견과 산책을 하던 중 낙상 사고를 당해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또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같은 정진우 감독의 부고가 전해지자, 영화계는 물론 누리꾼들 사이에서 깊은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한국 영화의 한 페이지가 또 한 장 넘어갔다”, “이름만으로도 시대가 떠오르는 감독”, “정진우 감독 작품으로 영화 공부를 했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또 “지금의 한국 영화가 있기까지 이런 분들의 토대가 있었다”, “거장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는 반응도 잇따랐다. 한편 정 감독은 지난 1938년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났다.
그는 김포농고에 진학해 축산 분야의 꿈을 키우던 학생이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우연히 참가한 학생연극을 계기로 연기에 매료되며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됐다. 그는 연극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중앙대학교 법대에 진학해 연극부 활동에 몰두했다. 또 그는 당시 같은 연극부원이었던 배우 최무룡의 소개로 영화계에 발을 들이며 단역 배우로도 출연했다.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지난 1958년 박상호 감독의 영화 ‘장미는 슬프다’였다. 해당 작품에서 그는 강범구 촬영기사의 조수로 참여하며 연출 현장을 몸소 익혔다. 이후 한국 액션영화의 거장 정창화 감독의 조감독으로 활동하며 연출 수업을 이어갔다.
또 정 감독은 지난 1963년 25세의 나이에 자전적 영화 ‘외아들’을 연출하며 당시 한국 영화계 최연소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청춘영화 ‘초우’를 통해서도 그는 한국영화 작가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감독은 해당 작품으로 두 주인공의 섬세한 내면을 포착하는 동시에 흑백 영상의 밀도를 극대화하며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 1970년에는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과 ‘동춘’을 연이어 선보이며 중견 감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와 함께 이대근과 정윤희가 주연을 맡은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도 정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에서 그는 한국영화의 전통성과 정체성을 담아내기 위해 토속적 정서를 강하게 드러냈다.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는 제1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을 포함해 무려 9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처럼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거장의 삶은 막을 내렸지만, 정 감독이 남긴 작품과 정신은 오랫동안 한국 영화사 속에 깊이 남아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