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러시아에 넘기자” 전쟁 끝내고 싶은 우크라 국민들 ‘무려 이정도’ 민심 변했다
||2026.02.09
||2026.02.09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어느덧 4년을 넘겼다. 초기에는 전 국민적 결집이 분명했다. 영토 한 치도 내줄 수 없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장기전은 사회 전체에 깊은 피로를 남겼다. 반복되는 공습과 동원, 경제 침체가 일상이 됐다.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현실적 선택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늘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회에서는 종전 조건을 둘러싼 논의가 공개적으로 등장했다. 이는 항복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이다. 전쟁의 시간은 여론의 방향을 서서히 바꿨다.
과거 우크라이나에서 돈바스는 협상 자체가 금기였다. 전쟁 직후 여론은 압도적으로 영토 양보를 거부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40%가 안보 보장을 전제로 돈바스 포기를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몇 년 전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러시아가 이미 돈바스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이 작용했다. 전선이 고착되며 탈환 가능성에 대한 회의도 커졌다. 전쟁 목표를 유지할 체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돈바스는 더 이상 추상적 상징이 아니라 현실적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회가 완전히 방향을 튼 것은 아니다. 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은 여전히 영토 포기에 반대했다. 돈바스 양보는 많은 이들에게 국가 정체성의 문제다. 특히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계층일수록 반발은 거세다. 만약 영토 양보가 현실화된다면 사회적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선택이 또 다른 내부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다. 국가 통합과 정권 정당성의 문제로 직결된다. 우크라이나는 종전과 분열 사이의 위험한 경계에 서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그는 4년간 전쟁을 이끈 상징적 지도자다. 국제사회에서는 저항의 아이콘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영토를 양보하는 순간 평가는 급변할 수 있다. 국가를 지킨 지도자에서 영토를 넘긴 대통령으로 인식될 가능성도 있다. 젤렌스키에게 종전은 정치적 결단이자 위험한 도박이다. 선택 하나가 그의 정치적 유산을 규정하게 된다. 전쟁 지속도, 양보도 모두 큰 대가를 요구한다. 지도자의 고뇌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중재국에서 열린 미·러·우 대표단 회담은 장시간 진행됐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영토 문제에서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러시아는 점령지를 기정사실로 만들려 한다. 우크라이나는 안전 보장 없는 양보를 거부한다. 서방의 확실한 개입이 없다면 합의는 어렵다. 전쟁은 외교 테이블로 옮겨왔지만 끝을 향하진 않았다. 전장과 협상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 긴 과정 속에서 점점 현실적 선택을 고민하게 됐다. 전쟁의 다음 국면은 여론과 외교가 함께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