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다 빨라 전설이 된 발’…테란스 고어 34세로 영면
||2026.02.09
||2026.02.09
[EPN엔피나우 윤동근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특유의 빠른 발로 오랜 세월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테란스 고어가 3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지난 7일 역동적인 대주자 고어의 부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고어의 가족은 고인이 정기 수술 후 발생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으며, 세 명의 자녀가 남겨졌다.
선수 생활 내내 고어를 중용했던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런 소식이 믿기지 않을 만큼 슬프다. 내가 만난 선수 중 가장 자신감 있는 도루왕이었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로열스 시절을 함께 보낸 에릭 호스머 역시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고어는 메이저리그에서 85타석, 타율 .216을 기록했으나, 홈런은 2,585타석 가운데 단 1개에 그쳤다. 하지만 출루 이후 펼쳐지는 그의 주루 능력은 경기 양상을 뒤집는 원동력이었다. 그는 8시즌 동안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시작으로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뉴욕 메츠에서 활약했다. 그 기간 동안 정규 시즌 112경기, 포스트시즌 11경기에 출전해 총 58회 도루 시도에서 48번 성공이라는 인상적 기록을 남겼다.
고어는 대주자 임무에도 불구하고 매일 타격 연습과 외야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팀이 경기 막판 한 점 차 승부에 돌입하면, 대주자로 투입돼 압도적인 속도를 보여줬다. 벅 쇼월터 감독은 “접전 상황에서 고어가 투입된다면, 이미 승부가 기운 것”이라며 그의 민첩함을 치켜세웠다. 앞선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주루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 캔자스시티 단장 데이턴 무어는 “그는 베이스 위에서 한 치의 두려움도 없었으며, 상대 타자를 강하게 압박했다”고 평했다. 그는 마이너리그 시절 은퇴를 고민했던 적이 있지만, 구단 소속 마이크 스위니와 로니 골드버그가 만류하며 다시금 꿈을 이어갈 수 있었다. 고어는 단순한 도루 요원에 머무르지 않으려 노력했고, 결국 주전 자리를 얻기 위해 누구보다 부단히 의지를 불태웠다.
비록 타격기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선수였지만, 한 번의 주루에서 모든 존재감을 입증했던 테란스 고어. 그는 MLB의 한 시대를 달렸던 ‘공보다 빠른’ 영웅으로 남게 됐다.
사진=캔자스시티 로열스 SNS, 에릭 호스머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