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에 “미국산 부품 전부 빼라”는 계약조건을 건 이유
||2026.02.09
||2026.02.09
인도네시아 공군은 F-16과 Su-30의 노후화로 차세대 전투기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5년 자카르타 방산박람회에서 튀르키예와 칸 전투기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가 주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이 딜은 튀르키예 역사상 최대 규모로,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포함한 13조 원 규모였다.
칸은 TAI가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로 F-35 대항마다. 인도네시아는 KF-21 공동개발 갈등 후 튀르키예를 대안으로 삼았고, 2028년 양산 시작에 맞춰 첫 물량을 노린다. 하지만 계약 직후 터진 ‘미국제 부품 전부 제거’ 요구가 수상함의 정점이다. GE F110 엔진과 AESA 레이더 등 핵심 부품을 빼달라는 조건은 협상 테이블을 뒤집었다.
이 요구는 단순 수정이 아닌, 칸의 성능과 일정을 송두리째 흔드는 폭탄선언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적용 부품을 완전 배제한 ‘비-ITAR’ 칸을 요구했다. ITAR은 미국 기술 수출을 통제하는 법으로, GE 엔진·록히드 레이더·하니웰 항전장비 등 칸의 60% 부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부품들을 빼면 튀르키예 TF35000 국산 엔진으로 대체해야 하지만, 개발 지연으로 2035년 이후 가능하다.
추가 조건은 현지 생산 비율 70% 이상, 전체 기술 도면 이전, 가격 20% 인하다. 튀르키예 입장에선 칸 개발비 200억 달러 중 미국 기술 의존도가 높아 불가능한 요구다. 인도네시아는 “정치적 중립 유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미국 제재 회피와 최대 이득 챙기기다.
이 조건들은 계약 이행 단계에서 재논의됐고, 글로벌 매체가 ‘수상한 딜’로 보도하며 논란이 커졌다.
인도네시아가 미국 부품 제거를 강요한 1순위 이유는 CAATSA 제재 회피다. 러시아 Su-35 구매 시 미국이 제재 위협한 전례가 있다. 칸에 GE 엔진 쓰면 인도네시아가 ITAR 국가로 분류돼 F-16 A/S와 무기 수입이 차단된다. 튀르키예도 F-35 프로그램 탈락 후 미국 제재 맛봤다.
중국 J-10C나 파키스탄 JF-17 검토 중인 인도네시아는 ‘서방+비동맹’ 균형을 추구한다. 미국 부품 있으면 중국 무기 사기 어렵고, 반대도 마찬가지. 비-ITAR 칸이라면 어느 쪽이든 자유롭게 쇼핑 가능하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헤징 전략’으로, 강대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제재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속셈이다.
결과적으로 튀르키예에 부담을 떠넘기며 자국 리스크만 줄이는 이기적 선택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기술 이전 극대화다. 인도네시아는 KF-21 사업에서 분담금 1조 원 깎고 기술 범위 축소한 전력이 있다. 칸에서도 생산라인·소프트웨어·스텔스 코팅 전부를 현지화 요구하며 ‘공짜 자립’을 노린다. 90억 달러 국방예산 중 전투기 비중이 30%인데, 기술 이전으로 장기 비용을 절감하려는 계산이다.
현지 생산 70%는 인도네시아 항공우주공업(IAe)을 키우는 명분이지만, 실상은 튀르키예 기술을 뜯어가는 꼼수다. 가격 20% 인하는 개발 지연 감안해도 과도하며, 엔진 대체 비용은 튀르키예가 떠안는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오랜 패턴으로, 러시아·프랑스·한국 모두 피해 봤다.
이 전략은 단기 이득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파트너 신뢰를 잃는다.
인도네시아의 조건은 KF-21 사업 트라우마에서 나왔다. 공동개발 파트너로 8조 원 분담 약속했으나 6천억 원만 내고 기술 이전 축소 요구. 한국이 제재하자 튀르키예로 눈 돌린 것이다. 칸 계약은 ‘다변화 전략’으로 포장됐지만, 조건은 KF-21 때보다 더 과감하다.
라팔·Su-35·J-10C 등 여러 기종 검토하며 가격·조건 비교 쇼핑한다. 튀르키예가 절박한 상황(칸 수출 1위 필요)을 이용해 최대 요구를 퍼붓는 전술이다. 결과적으로 칸 양산 지연(미국 엔진 제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는 ‘최대 이득’만 챙기려 한다.
이런 행동은 개발도상국 방산 쇼핑의 전형적 함정이다.
튀르키예는 칸으로 사우디·파키스탄 딜을 노리는데 인도네시아 조건이 발목 잡는다. 미국 부품 배제 시 개발 5년 지연, 성능 후퇴 불가피. 에르도안 정부는 수출 실적으로 정권 지지 기반이니 난감하다. TAI는 “비-ITAR 최대한 노력”이라며 시간을 끌지만, 내부 불만 고조 중이다.
글로벌 방산 시장은 인도네시아를 ‘문제 고객’으로 낙인찍었다. 한국 KAI는 KF-21 재협상에서 선금 100% 조건 걸었고, 보잉·록히드도 기술 이전 최소화. 중국마저 인도네시아를 경계하며 J-10 가격 올린다. 이 조건들은 인도네시아 공군 재건을 지연시킨다.
튀르키예 칸 이미지도 ‘불안정 수출기’로 훼손됐다.
인도네시아의 조건은 단기 헤징 성공이지만 장기 고립을 부른다. 제재 피하려다 무기 품질 낮아지고, 기술 이전 받자니 파트너 이탈. 공군은 2030년까지 노후기만 늘려가며 전투력 공백이 심화된다. 프라보워 정부는 국민 세금 낭비 비판에 직면한다.
대안은 현실적 접근이다. 돈 주고 제대로 사는 사우디 모델 배우거나, 한 기종 집중 투자. 한국·튀르키예와 신뢰 회복 위해 분담금 체납 청산부터 해야 한다. 세계는 인도네시아를 ‘믿을 수 없는 파트너’로 기억 중이다.
이 사건은 방산 거래의 본질을 일깨운다. 과도한 요구는 자국만 망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