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굽히고 한국 무기 대량 수입해” F-35로 중무장한 영국.. 이유는?
||2026.02.10
||2026.02.10
최근 영국 공군의 움직임은 분명히 이례적이다. 영국 일간지 The Times 보도에 따르면, 영국 공군은 본토 노퍽주 마럼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F-35B 전투기 6대를 키프로스에 위치한 RAF Akrotiri 공군기지로 전진 배치했다. 이 기지는 영국이 중동 작전을 수행할 때 사용하는 핵심 거점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동지중해를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 단순한 훈련이나 순환 배치가 아니라, 실질적인 공중 전력 증강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전개된 기체는 영국 공군이 운용 중인 F-35B 라이트닝 II다. 이 기체는 단거리 이착륙 능력과 스텔스 성능을 동시에 갖춘 플랫폼으로, 영국 해군 항공모함뿐 아니라 중동 내 전진기지 운용에도 최적화돼 있다. 영국이 굳이 이 시점에 F-35B를 전면에 내세운 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실제 충돌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전개는 단독 작전이 아니다. 키프로스에 배치된 F-35B는 이미 중동 지역에 전개돼 있던 유로파이터 타이푼, 그리고 보이저 공중급유기 전력과 연동된다. 이를 통해 영국은 이라크와 시리아 상공에서 정찰, 제한적 타격, 공중우세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여기에 앞서 카타르 요청으로 추가 전개된 타이푼 4대까지 더해지며, 걸프 지역과 레반트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 공중 지원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
이 조합은 영국 공군이 최근 몇 년간 추구해온 방향과 맞닿아 있다. 타이푼은 여전히 주력 기체지만, 고위험 구역에서는 스텔스 전력이 먼저 들어가 상황을 정리하고, 이후 비스텔스 전력이 따라가는 방식이다. F-35B는 그 선봉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전력 이동은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직후 이뤄졌다.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협상에는 미 백악관 중동 특사 Steve Witkoff와 이란 외무장관 Abbas Araghchi가 참석했지만, 우라늄 농축 중단과 제재 완화라는 핵심 쟁점에서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실패할 경우 결과는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중동에는 이미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을 포함한 대규모 미군 전력이 전개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F-35B 전진 배치는, 미국이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고 동맹국과 함께 군사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란 전문가 그레고리 브루가 이번 배치를 두고 미국의 적극적 작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라고 분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흥미로운 건 이란 내부 반응이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의 군사 개입을 체제 붕괴가 아닌 변화의 계기로 보는 인식도 일부 확산되고 있다. 이는 미국에 대한 신뢰라기보다, 외교와 제재 완화 모두 막힌 상황에서 선택지가 줄어든 데서 나오는 절박감에 가깝다.
이에 맞서 이란 정부는 군사 행동이 현실화될 경우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영국 입장에서는 이란의 직접 공격뿐 아니라, 드론과 미사일을 활용한 간접 타격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키프로스 아크로티리는 그 모든 시나리오의 영향권 안에 있다.
영국은 이미 상당한 수의 F-35를 도입했고, 추가 확보도 계획 중이다. 높은 도입 비용과 유지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 기체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미국 주도의 작전에서 완전히 호환되는 전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중동처럼 방공 위협이 존재하는 지역에서는 스텔스 전력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영국이 최근 한국 무기 체계를 대량 도입하며 실용성을 중시하는 흐름을 보이는 것과, F-35를 핵심 전력으로 유지하는 결정은 같은 맥락이다. 체면보다 실제 작전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전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이동하고 있다.
이번 영국 공군의 F-35B 전진 배치를 보면서 느낀 건, 중동 정세가 더 이상 외교 카드만으로 관리되는 국면은 지났다는 점이다. 영국은 늘 미국보다 한 발 뒤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전력을 움직였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오는 상황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스텔스 전력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영국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진지하게 계산하고 있는 듯했다.
영국 공군의 중동 상시 전개 전력 구조
F-35B와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역할 분담 방식
아크로티리 공군기지의 전략적 가치
미국 항모전단과 동맹국 공군 전력의 연동 구조
이란의 미군 기지 타격 능력과 실제 운용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