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베를린 영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다
||2026.02.13
||2026.02.13
12일 제7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린 가운데 배우 염혜란이 그 중심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두 편의 주연작을 이번 영화제에서 나란히 선보이면서 한국영화의 현재를 이끄는 핵심 배우로 떠올랐다.
염혜란은 이번 영화제 포럼 섹션에서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을 공개한다. 또 다른 주연작 ‘매드 댄스 오피스’로는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함께 문을 여는 EFM(유럽필름마켓)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선보이며 한국영화 해외 성과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영국 영화전문지 스크린 데일리의 이번 영화제 소식지는 염혜란의 작품에 주목하며 한국영화 라인업을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염혜란은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색채를 잠은 영화를 소개하는 포럼 섹션에서 ‘내 이름은’을 13일 선보이고 이튿날 공식 상영하며 레드카펫을 밟는다. 정지영 감독, 함께 호흡을 맞춘 신인 신우빈과 함께 영화 상영 직후 관객들을 만나 대화 나눌 예정이다.
영화는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자신의 이름이 ‘촌스럽다’고 여기는 18세 소년과 그의 이름을 지키려 애쓰는 어멍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염혜란은 아들을 홀로 키우며 잃어버린 기억과 진실을 마주하는 엄마 역을 연기했다. 이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인 제주 4·3이 남긴 상처와 이를 치유하고 넘어서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염혜란은 이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1950년대 제주 해녀 애순이의 어머니 역을 통해 모진 세월을 살아내면서도 자식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드러내는 모성애 연기로 호평 받았다. 또 제주라는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도 낯익어 ‘내 이름은’을 통해 한층 더 깊어진 연기력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는 또 이번 영화제 기간 EFM에서 ‘매드 댄스 오피스’를 선보인다. EFM은 매년 5월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의 칸 필름마켓과 함께 유럽의 대표적인 영화견본시로 통한다.
영화는 오는 3월4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는 원칙주의를 고수하며 완벽한 일상을 살아가려는 구청 공무원이 승진에서 탈락하고 딸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닥쳐온 절망과 이를 딛고 일어는 희망의 이야기를 그린다. 염혜란은 이번에도 모성애와 함께 플라멩코를 통해 희망을 찾아나서는 엄마이자 공무원 역을 연기한다.
연출자 조현진 감독은 “캐릭터를 완성하는 첫 번째 조건은 처음부터 염혜란이었다”면서 “공감하기 어려운 완벽주의 캐릭터를 관객이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만들 수 있는 배우는 염혜란 밖에 없다”고 그를 캐스팅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염혜란은 앞서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영화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낸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그는 이번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도 해외 시선을 받을 만한 역량으로 새로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염혜란은 2000년 연극 ‘최선생’으로 데뷔한 뒤 2016년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나문희와 모녀지간으로 출연해 비로소 대중의 눈도장을 받은 이후 가장 활발하고 빛나는 한 시절을 맞고 있다. 무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풍부하게 쏟아내 온 개성의 절정이 이번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더욱 빛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