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암 투병 끝 별세… 향년 48세
||2026.02.14
||2026.02.14
이문세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로 잘 알려진 이영훈의 18주기를 맞아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2008년 2월 14일 새벽, 대장암과의 긴 싸움 끝에 향년 48세로 생을 마감했다. 1960년생인 이영훈은 순수예술 분야에서 연극·무용·방송 음악을 만들며 활동하다 1985년 대중음악 작곡가로 본격 데뷔했다. 특히 가수 이문세와의 만남은 한국형 팝 발라드의 지형을 바꿔놓은 계기로 평가된다. 이문세 3집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시작으로 ‘소녀’, ‘붉은 노을’, ‘옛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곡들이 잇따라 탄생했다.
특히 이문세 3집은 150만 장 이상 판매되며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웠고, 4집은 285만 장, 5집은 최종 258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두 사람이 함께한 앨범의 누적 판매량은 700만 장을 훌쩍 넘겼다. 또한 서정적인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는 당시 대중가요에 새로운 감수성을 심어줬다. 이영훈은 2006년 초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두 차례 수술을 받으며 병원과 집을 오가는 시간을 반복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항암치료를 중단했다. 이후 모르핀에 의지해 통증을 견디는 날들이 이어졌지만 그는 끝내 창작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말년의 병상에서도 그는 끝까지 음악을 이야기했다. 부인 김은옥 씨는 “천국에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수없이 많다. 영감을 얻는 순간 천국의 멜로디를 하나씩 꺼내 쓰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며 마지막에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가득한 하늘에 가는 것이 행복하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대표곡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에 몰두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유족 역시 “끝까지 창작 의지를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결예배는 생전 그가 출석하던 교회에서 가족과 지인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가수 유열의 사회로 이어진 예배에서 이문세는 “이제 거짓말처럼 ‘안 아프네요’라고 말하는 듯하다”며 친구를 떠나보내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 편히 가시라”며, 생전 마지막으로 받은 문자 메시지를 떠올리기도 했다. 고인의 아들 이정환 군 역시 “마지막까지 음표를 그리시던 아버지를 기억한다”며 눈물로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문세는 “생각과 취향은 달랐어도 음악적 동반자였다”며 이를 일축했다. 10주기 추모 무대에서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노래를 만들었으니 얼마나 뿌듯하겠나. 이 자리에 있었다면 관객에게 큰절을 올렸을 것”이라며 대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