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기분 나쁘게 해서..” 트럼프가 던진 한마디에 난리난 이유
||2026.02.16
||2026.02.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국과의 관세율을 결정할 당시 적용한 기준을 직접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지난해 스위스와의 관세 협상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스위스 총리에게서 긴급 전화를 받았는데 매우 공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 “우리는 작은 나라”라는 말을 반복하며 전화를 끊지 않자, 즉석에서 관세율을 30%에서 39%로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인물은 지난해 12월 31일 퇴임한 카린 켈러-주터 전 스위스 대통령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도 해당 통화를 언급하며 “솔직히 그녀가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발언이 농담이 아니라면, 한 국가의 관세 정책이 정상 간 감정에 따라 좌우됐다는 해석이 가능해 파장이 적지 않다.
다만 이후 양국은 지난해 11월 무역 합의를 체결하며 관세를 39%에서 15%로 인하했다. 대신 스위스는 2028년 말까지 20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와 함께 소고기·들소고기·가금류 등에 대한 무관세 쿼터를 수용했다. 즉흥적 인상과는 달리 최종 합의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반영한 결과였다.
이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양보를 이끌어내고, 이후 실질적 거래를 통해 조정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감정적 발언이 있었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귀결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최근 한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공식 이유는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된 한국 국회의 입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스위스 사례와 달리, 이번 결정은 정책 그룹의 모니터링과 보고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절차적 근거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합의된 거래 내용에 맞춰 우리의 관세를 신속하게 인하해왔다”며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이는 감정이 아닌 조건과 이행 여부를 기준으로 한 조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한국은 안보 동맹이자 반도체·자동차·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국가인 만큼, 외교적 여지를 남기며 압박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의 통상 압박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 역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 구체화를 두고 미국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는 더 직접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협정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
USMC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체결된 협정이다.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 혜택을 받고 있지만, 미국이 탈퇴할 경우 북미 교역 질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에도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조치들은 관세를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감정적 표현이 섞이더라도 최종 목표는 미국의 경제적·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동맹국과의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각국은 대미 투자 확대와 협상 카드 조정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이 언제든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관세는 단순한 세율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질서를 흔드는 힘을 가진 정치적 무기로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