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기 따라잡는다” 일본의 제안에 한국 대신 일본과 손잡은 ‘이 나라’
||2026.02.17
||2026.02.17
일본이 방위 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며 무기 수출과 군비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랜 기간 평화헌법의 해석 틀 안에서 자위적 방어에 집중해왔던 기조에서 벗어나, 이제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구도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책 조정이 아니라, 동아시아 안보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특히 방공 미사일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본이 필리핀을 상대로 자국산 방공 체계 수출을 추진하면서, 동남아 시장을 둘러싼 산업적·전략적 경쟁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방산 산업이 곧 외교 전략으로 연결되는 전형적인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이 필리핀에 제안한 무기는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 체계다. 미쓰비시 전기가 개발한 이 체계는 일본 육상자위대의 중거리 방공망을 담당하는 핵심 전력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기존 미국산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일본 내에서의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개량이 이뤄져 왔다.
트럭 탑재형 이동식 구조를 채택해 기동성과 생존성이 비교적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약 50km 수준의 사거리와 다수 표적 동시 추적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 배치될 경우 남중국해 인근 공역에서 중국 군용기 및 순항미사일 위협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실전 운용 사례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필리핀이 검토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긴장이 반복되며 영공 및 해상 접근로 방어 역량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중거리 방공망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로 평가돼 왔기 때문에, 이번 무기 도입은 군사적 필요에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 방어 능력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방공 체계 선택은 단순한 무기 구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정 국가의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은 장기적인 군사 협력 구조 형성을 의미하며, 기술 지원과 훈련, 유지보수 체계까지 연계된다. 일본과의 안보 협력 확대는 미국과의 삼각 협력 구도와도 연결될 수 있어, 전략적 외교 판단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방위 예산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해상·공중 전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모가미급 호위함은 자동화 수준을 높여 소수 인원으로 운용이 가능하면서도 대잠전과 기뢰전 능력을 강화한 최신형 전력이며, 타이게이급 잠수함 역시 저소음 설계와 첨단 전투체계를 갖춘 차세대 잠수함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전력 증강은 단순 방어를 넘어 해상 교통로 보호와 원해 작전 수행 능력 확대를 의미한다. 일본은 점진적으로 전략적 행동 반경을 넓히고 있으며, 방산 수출 확대는 이러한 군사적 확장을 뒷받침하는 산업 기반 확보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방위 산업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흐름이 분명해지고 있다.
필리핀 사업은 한국의 천궁-II와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시장이다. 천궁-II는 이미 해외 수출 사례를 확보하며 성능과 신뢰성을 일정 부분 검증받은 체계로 평가된다. 중거리 방공 시장은 수요가 제한적인 만큼, 한 국가의 선택이 향후 다른 국가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산업적 경쟁과 전략적 협력은 동시에 전개될 수 있다. 일본이 미국과의 기술 협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입지를 넓힐 경우, 한국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 자립도, 그리고 신속한 납기 능력을 더욱 강조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된다.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과 종합 패키지 제안 능력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