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에서 사형까지’…이수근, 판문점 탈출의 진실에 ‘안타까움’ 폭발
||2026.02.20
||2026.02.20
[EPN엔피나우 고나리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남북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 탈북자 이수근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생을 마감한 사건의 전말을 다뤘다.
2월 19일 SBS에서 방송된 212회에서는 판문점에서의 극적인 탈북 이후 ‘자유의 용사’로 환영받던 이수근이 이중간첩 혐의로 체포되고, 결국 54일 만에 사형당한 일련의 과정을 재조명했다.
1967년 3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가 끝난 직후 이수근은 유엔군 차량을 이용해 판문점을 탈출했다. 당시 그는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으로 최고위급 언론인이었으며, 이 장면은 남한 사회를 깊은 충격에 빠뜨렸다.
서울에는 10만여 명이 환영 인파로 몰렸고,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이수근을 돕기 위한 서명 운동에는 단기간에 130만 명이 동참했다.
하지만 1년 뒤, 이수근이 위조 여권과 변장을 하고 공항에 나타나면서 사태는 급변했다. 이중간첩 혐의로 구속되었고, 그의 자유를 위한 탈북마저 북한의 계획이라는 발표가 이어지자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당시 거리 곳곳에서는 이수근과 관련된 인형이 불태워지는 등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결국 1969년, 그는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불과 54일 만에 집행됐다.
1986년 들어, 기자 조갑제의 보도를 계기로 당시 판결에 대한 반전 시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정보기관에 의한 감금과 고문, 그리고 허위 자백의 실태가 드러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었다.
귀순 이후 ‘반공강연’ 활동에 나섰던 이수근은 김일성을 비판할수록 북한에 남은 가족의 신변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현실 때문에 복잡한 입장을 취했다. 이로 인해 그는 지속적으로 감시와 협박에 시달렸다.
이후, 베트남으로 망명을 시도하다가 체포돼 더욱 가혹한 고문을 겪은 사실도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항소 의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신속하게 사형 집행까지 이어졌다. 정보기관 측은 국내 정보 유출을 막으려 했다는 증언까지 나오며 사건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사형이 집행되고 오랫동안 묻힌 이 사건은 2018년에 이르러 결국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49년 만에 재조명받았다.
프로그램은 결국 그의 묘비에도 이름조차 남지 않은 현실을 비추며, 연고 없는 이들의 합장지에 남겨진 처참한 끝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방송 말미, 출연진들은 “진실을 찾으려는 이들이 있다”며 “이수근이라는 이름이 진정한 자유를 향한 삶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시청자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이 방송은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 SBS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