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공개적 비교” 다카이치 압승에 한국 ‘큰일난 이유’
||2026.02.20
||2026.02.20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총선 압승과 일본의 선제적 대미 투자 이행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일본이 대규모 투자 합의를 빠르게 실행에 옮기면서,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을 상대로 ‘비교 압박’ 전략을 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경제프로그램을 이끄는 필립 럭 국장은 19일(현지시간) 토론회에서 “일본은 신중함을 유지하면서도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5천억 달러 규모의 합의를 바탕으로 가장 먼저 가시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투자 발표를 넘어 실행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럭 국장은 일본의 선제 행동이 한국과 다른 동맹국들에 추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해 한국과 다른 국가들에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 및 디지털 시장 규제와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가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와 상충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거론했다. 이는 향후 통상·투자 협상에서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으로, 미국이 안보 협력과 경제 협력을 연계하는 전략을 강화할 경우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한국 석좌인 앤드류 여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을 공개적으로 비교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행정부가 ‘도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라, 한국은 어디까지 와 있나’라고 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 석좌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유리한 조건의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느끼고 있으며, 연간 200억 달러 수준을 일종의 상한선으로 구조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이 후속 합의를 잇따라 체결하면서 한국의 상대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는 미국이 동맹국 간 ‘경쟁 구도’를 활용해 추가 양보를 이끌어내는 협상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강경 우익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내각과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 정부 사이에 예상만큼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여 석좌는 이 대통령이 과거 일본의 전시 노동자 문제에 대해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등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지만, 집권 이후에는 한일 및 한미일 관계를 보다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과 중국에 대한 억제라는 공통 목표가 협력의 접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서는 일본의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헌법 개정 논의가 한국 사회에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됐다. 그러나 여 석좌는 다카이치가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신중히 조율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이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 행사에 각료를 파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예로 들며, 이는 선거운동 당시의 강경 발언과는 다른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런 움직임은 한일 관계 관리 차원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결국 일본의 선제적 대미 투자와 자민당 압승은 단순한 국내 정치 이벤트를 넘어, 한미일 3각 구도 속 경제·안보 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 간 비교를 활용한 압박 전략을 강화할 경우, 한국의 대응 전략 역시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