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신병원의 실체를 알면 소름 돋는 이유
||2026.02.26
||2026.02.26
북한에서 선망의 대상인 좋은 직장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출신 성분이 좋아야 한다. 여기에 뇌물로 바칠 넉넉한 자금이 뒷받침되어야 원하는 곳으로 발령을 받을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어 졸업 후 배치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의대를 졸업한 예비 의사들은 인기 있는 전문과에 가기 위해 사활을 걸고 로비를 시도한다. 만약 지방 병원에 배정될 경우 전기와 수도 공급이 수시로 끊기는 열악한 환경을 견뎌야 한다. 의사들조차 직접 물을 길어다 써야 할 정도로 지방의 의료 체계는 처참하게 붕괴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북한 의사들이 꼽는 최고의 꿀보직은 다름 아닌 정신병원 의사로 알려졌다. 정신병원 의사는 일반인이나 다른 의사에게는 없는 막강하고 독점적인 특권을 행사한다. 바로 특정 인물에 대한 정신병 유무를 최종적으로 판정할 수 있는 전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북한 내부의 물건 운반책들은 마을마다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늘 삼엄한 감시 속에 놓여 있다. 만약 국가 보위부에 적발될 경우 중죄로 다스려지며 최대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다. 생사의 기로에 선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존재는 구원줄이 되어줄 정신병원 의사다.
북한에서는 정신병원을 흔히 49호 병원이라 부르며 각 도마다 단 하나씩만 운영하고 있다. 돈이 많은 운반책이 수사 기관에 걸리거나 심각한 범죄에 연루되었을 때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49호 병원으로의 도피를 계획하고 실행한다.
뇌물을 받은 정신병원 의사들은 권한을 남용해 허위로 정신 이상 감정서를 신속하게 작성해 준다. 범죄자들은 이 가짜 감정서를 방패 삼아 법적인 처벌을 교묘하게 면하거나 감형을 받는다. 의사와 범죄자 사이의 검은 거래를 통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부패한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구조 탓에 현재 북한 정신병원의 병동은 늘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병실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실제 환자가 아니라 처벌을 피해 숨어든 나이롱 환자들이다. 진짜 치료가 필요한 환자 대신 권력과 돈을 가진 이들이 병실을 차지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북한 사회의 불투명한 행정 체계와 만연한 뇌물 문화가 의료 현장까지 깊숙이 침투한 결과다. 정신병 판정 권한이 범죄자들의 은신처를 마련해 주는 치부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국가가 관리하는 병원이 범죄를 세탁해 주는 거대한 세탁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운반책들과 의사 사이의 유착 관계는 북한 내 암시장을 지탱하는 또 다른 하부 구조다. 사형이라는 극단적인 공포 정치가 오히려 부패한 전문직 군을 양성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정신건강을 돌봐야 할 병원이 체제 유지와 비리의 온상이 된 현실은 매우 씁쓸하다.
지방 의사들의 고충과 정신과 의사들의 호황은 북한 의료계의 극심한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본적인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한 일반 병원과 달리 49호 병원은 검은 돈이 모인다. 권력의 비호 아래 이루어지는 이러한 부정행위는 북한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