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영화 ‘1923 간토대학살’, 일본 개봉..역사의 진실을 묻는다
||2026.02.28
||2026.02.28
1923년 일본 관동(간토) 대지진 직후 무고한 조선인이 대규모 학살된 사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이 27일 일본 현지에서 개봉했다. 아픈 역사에서 조선인들을 무참하게 대규모 학살한 책임을 일본에 묻는다는 점에서 ‘1923 간토대학살’의 현지 개봉은 큰 의미를 안긴다고 제작진은 말한다.
‘1923 간토대학살’의 제작자이자 연출자인 인디컴 김태영 감독은 “27일 일본 도쿄의 모르크(Morc) 아사쿠사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했다”면서 공동연출자인 최규석 감독과 함께 현장에서 관객을 만났다고 밝혔다. 현지 배급사 스모모는 도쿄 개봉 이후 오사카, 나고야, 교토 등 12~13개 지역 극장으로 상영관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1923 간토대학살’은 1923년 9월1일 일본 관동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부터 “한국인들이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현지 조선인들이 일부 일본인들에 의해 대규모 학살된 사건을 담아냈다.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지 100년 만인 2023년 선보인 영화는 특히 사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묻고 있다.
최근 일본 도쿄신문은 ‘1923 간토대학살’의 일본 개봉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광범위한 보도와 데이터 검증을 통해 현실에 접근한 다큐멘터리”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신문은 “일본 방송과 영화계는 이를 금기시하며 거의 다루지 않았지만, 한국의 김태영 감독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이 사건을 정면으로 다뤘다”고 보도했다.
이에 현지 관객들도 관심을 드러냈다. 김태영 감독은 “27일 영화를 본 한 관객은 간토 대학살 사건의 진실을 일본인의 눈동자로 봤다고 말했다”면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내기까지 ‘1923 간토대학살’의 제작진과 현지 배급사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제작사 인디컴은 지난 2024년 8월 재일한국인 이봉우 대표가 이끄는 일본 배급사 스모모와 ‘1923 간토대학살’ 현지 배급 계약을 맺었다. 이어 지난해 6월 중순 도쿄의 5개관이 개봉 계획을 세운 것을 비롯해 오사카, 교토, 나고야 등 일본 전국 25개 극장이 개봉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하지만 극장들은 상영 의사를 철회했다. 김태영 감독은 “현지 개봉을 막으려는 극우세력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도 스모모와 이 대표는 역사적 사명감으로 개봉 의지를 거두지 않았다”면서 노력 끝에 개봉하게 됐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또 1960년대부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분투해온 현지 시민단체 ‘봉선화’의 니시자키 마사오 이사를 비롯해 간토대지진 학살 조선인의 유골 6구를 발굴한 치바현 실행위원회 히라카다 치에코 위원, 일본에서 유일하게 현청 비밀문서를 공개한 일조협회 사이타마 연합회의 세키하라 마사히로 회장, 요코하마에서 조선인 학살을 추적해온 가나가와현 실행위원회 야마모토 스미코 대표, 도쿄대 스츠키 준 교수와 전 릿코대학 고 야마다 쇼지 교수 등이 보탠 도움도 컸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김태영 감독과 최규석 감독은 이번 일본 개봉에 맞춰 도쿄신문과 마이니치 신문, 주간지 프라이데이 등과 인터뷰를 갖고 ‘1923 간토대지진’ 제작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건의 진상 규명과 일본 정부의 관심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간토대학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우리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정부는 ‘간토대학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위원회’를 신설하고 사건에 대한 전반적 과정을 조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