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것’까지 도입”해 최강전력 꾸리는 ‘이 나라’
||2026.03.02
||2026.03.02
사우디 왕립해군은 현재 프리깃·코르벳·초계함 위주의 전력을 운용하지만, 상당수가 도입 후 20~40년이 지난 노후 함정들이다. 반면 주변국 이란·이스라엘은 잠수함과 장거리 미사일을 앞세워 해군력을 증강해 왔고, 이는 사우디 입장에서 구조적인 열세로 지적돼 왔다.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사우디는 6,000톤급 신형 호위함 5척과 3,000톤급 디젤 공격잠수함 4~6척을 도입하는 대형 패키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 국방부는 특히 수중 감시 능력과 걸프·홍해에서의 장기 작전 능력을 필수 요건으로 제시하며, 사실상 ‘중동 대양해군’ 수준의 전력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호위함 사업에서 한국 측 주력 카드는 HD현대중공업의 HDF-6000 6,000톤급 수출형 호위함이다. 이 함정은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차기 한국형 구축함(KDDX)의 설계·건조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플랫폼으로, 대공·대함·대잠·대지 공격 능력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지스급 전투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HDF-6000은 최대 45일 연속 작전이 가능한 장거리 항해 능력, 고도화된 전자전 장비, 헬기 1~2대 운용 능력을 갖춰 사우디가 필요로 하는 원해 장기작전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사우디 아람코와 합작한 IMI 조선소를 활용해 60% 수준 현지 생산·조립을 보장하는 방안까지 제시해, 비전 2030의 방산 국산화 목표(국방 조달의 50% 이상 현지 생산)와 정확히 맞물린다.
잠수함 사업에서는 한화오션이 장보고-III Batch-II급 3,000톤급 디젤 공격잠수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우디는 지금까지 잠수함 전력이 전무했지만, 이란과의 수중전 대비, 홍해·걸프 해역 수중 감시, 원유 수송로 보호 등을 이유로 잠수함 도입을 공식 결정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단순한 함정 공급이 아니라 잠수함 기지 건설, 승조원 교육·훈련, 군수·정비 인프라, 현지 업체와의 기술이전(ToT)까지 묶은 ‘토탈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잠수함 제조 기술의 일부를 사우디에 이전해 선체, 통신, 지휘·통제, 수중 탐지 시스템 등의 부품 생산에 사우디 방산기업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강점이다.
사우디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전통 조선·방산 강자들과 동시에 협상 중이지만, 최근 중동 방산 현장에서 한국에 무게추가 기우는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이 조합이 사우디가 원하는 ‘해군력 강화 + 방산 자립’이라는 이중 목표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사우디가 한국산 호위함 5척과 잠수함 4~6척 도입을 모두 성사시킬 경우, 중동 해군력 구도는 크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 조합은 현재 이란·이스라엘과 비교했을 때, 특히 수중전·대양작전 영역에서 사우디를 한 단계 위 전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입장에서 사우디 사업은 단순 대형 수출 계약을 넘어, 중동 해양 방산 시장의 레퍼런스를 선점하는 의미를 갖는다. 사우디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 UAE·카타르·쿠웨이트 등 인근 국가로의 연쇄 수출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미 한국 기업들은 폴란드와의 대형 패키지 딜에서 보여줬듯, 함정·전차·자주포·교육·정비를 묶은 장기 파트너십 모델로 신뢰를 쌓아왔다. 사우디에서도 같은 구조를 해군 영역에 이식한다면, 한국은 육해공 전 분야에서 중동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게 된다.
사우디의 비전 2030은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산업을 육성하며, 군사력을 지역 최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장기 전략이다. 해군 현대화는 그 마지막 퍼즐에 가깝다. 한국산 호위함과 잠수함이 그 퍼즐을 채우게 될 경우, 사우디는 단순 구매국을 넘어 공동 생산·공동 운용 파트너로 한국을 묶어두게 된다.
결국 사우디가 한국산 호위함과 잠수함을 모두 선택한다면, 걸프와 홍해, 아덴만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역에서 한국의 설계 철학과 기술로 무장한 ‘중동 최강 해군’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한국 조선·방산 역사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