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이나 줬는데” 이란한테 뒷통수 제대로 먹인 ‘이 나라’
||2026.03.03
||2026.03.03
이란과 러시아 간 방산 거래에서 예상치 못한 균열이 드러났다. 이란은 서방의 공습 가능성에 대비해 러시아산 최신형 보병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2,500발을 긴급 발주하며 약 5억 8천만 달러, 우리 돈 8,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해당 물량의 인도 시점을 2027년 이후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방공망 보강이 절실한 이란 입장에서는 사실상 무기를 받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이란은 막대한 대금을 지불하고도 단기적 안보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에 샤헤드-136 자폭 드론을 대량 제공하며 군사 협력을 강화해왔다. 전장에서 실질적 도움을 준 만큼, 위기 상황에서는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을 기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양국 관계가 ‘의리’가 아닌 철저한 이해관계 위에서 움직인다는 점을 드러냈다. 러시아는 자국 생산 일정과 전략적 계산을 우선시했고, 이란의 긴급 요청은 후순위로 밀린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현 이란 정권의 지속 가능성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2027년 이후 인도라는 조건은 현재 체제가 유지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셈이다.
이란은 그동안 자국산 ‘미사그-3’ 지대공 미사일을 대량 배치해왔다. 자국 기술로 개발한 무기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지만, 이번 긴급 발주에서는 러시아의 최신형 ‘베르바’를 선택했다.
베르바는 기존 이글라 계열을 개량한 최신형 모델로 알려져 있으며, 다중 적외선 탐지 능력과 향상된 교란 대응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이 자국산 대신 외산 최신형을 선택했다는 점은 실전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작 인도가 지연되면서 이란 방공망 강화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단기간 내 서방 공습에 대비하려던 구상은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러시아는 이란에 방공 체계와 전투기 공급을 약속해온 바 있지만, 실제 전력 증강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이어져왔다. 이번 미사일 인도 지연 역시 정치·전략적 계산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러시아는 국제 제재와 자국 전력 소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수요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제한된 생산 능력을 이란에 우선 배정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요인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이란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인식이 남게 됐다. 이는 양국 신뢰 관계에 적지 않은 균열을 남길 수 있다.
이란은 최근 정권 불안과 외부 군사 압박이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방공망 보강이 지연될 경우 전략 시설과 군사 거점의 취약성이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국제 정치에서 동맹과 협력 역시 철저한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란은 러시아에 의존하는 대신 자체 방공 체계의 신뢰성 강화나 다른 군사 협력 채널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러시아의 결정은 단기적으로는 이란에 큰 타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동 안보 구도와 북러·이란 관계의 재조정을 촉발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