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흥기, 뇌출혈로 별세… 향년 63세
||2026.03.06
||2026.03.06
배우 고(故) 김흥기의 17주기가 돌아왔다. 지난 2009년 3월 6일 고 김흥기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3세. 고인은 지난 2004년 연극 ‘에쿠우스’ 공연을 마친 후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쓰러졌다. 당시 그는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5년간의 긴 투병 끝에 끝내 무대를 떠났다.
한창 활동하던 배우의 공백은 연극계와 방송계 모두에 큰 상실로 남았다. 17주기를 맞은 올해 온라인에서는 그를 기억하는 목소리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김흥기 배우가 나오면 사극의 공기가 달라졌다”, “요즘 배우들에게서 보기 힘든 무게감이 있었다”, “정도전은 여전히 김흥기의 얼굴로 기억된다”라고 반응했다. 또 “연극 무대에서의 울림을 잊지 못한다”, “카리스마와 품격을 동시에 갖춘 배우였다”, “시간이 흘러도 연기는 늙지 않는다”라며 그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한편 고 김흥기는 1946년생이다. 고인은 생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68년 극단에 입단하며 연기 인생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처럼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은 그는 지난 1972년 MBC 특채 탤런트로 발탁됐다. 이후 고 김흥기는 드라마 ‘집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송 활동에 나섰다. 이어 30여 년간 고인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결을 만들어갔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묵직한 발성, 화면을 장악하는 눈빛, 인물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끌어올리는 힘은 고 김흥기라는 이름을 하나의 신뢰로 만들었다. 특히 지난 1996년 방영된 ‘용의 눈물’에서 그가 연기한 정도전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연기로 꼽힌다. 권력과 이상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물을 날카롭고도 품격 있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었다. 뿐만 아니라 ‘제국의 아침’의 왕식렴, ‘무인시대’의 정중부 역시 고 김흥기의 카리스마를 상징하는 역할이었다. 반면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는 조정위원으로 등장해 한층 부드럽고 친근한 얼굴을 보여줬다.
강단 있는 사극 배우에서 현실적인 조언자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을 각인시켰다.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단단한 존재감을 남겼던 배우의 퇴장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고인은 화려한 수식어보다 작품으로 말했던 배우였다. 고 김흥기는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배역을 빛내는 방식으로 기억되는 인물이었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의 연기는 여전히 화면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고 김흥기라는 이름은 한국 드라마와 연극사 한편에 또렷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