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이 전쟁을 이어갈수록 한국은 “계속 웃게 되는 이유”
||2026.03.10
||2026.03.10
2026년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이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제거에 성공하면서 중동 정세는 급격히 요동쳤다. 전 세계의 시선이 이 사건에 집중됐지만 진짜 변화는 그 이후 벌어진 전투 양상에서 드러났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 공격에 나섰다. 탄도미사일과 샤헤드 계열 자폭 드론 수백 기가 동시에 발사되며 중동 상공을 뒤덮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대체로 성공적인 방어 작전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혀 다른 문제를 지적했다. 미군이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요격 미사일이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동 지역에 배치된 미군 방공 체계의 핵심은 세 가지다. 패트리어트 PAC-3, THAAD, 그리고 SM-3다. 이 시스템들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최첨단 방어 무기지만 구조적인 약점이 있다. 미군 교리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1발을 확실히 요격하기 위해 보통 2발 이상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란이 100발의 미사일을 쏘면 방어 측은 최소 200발 이상의 요격 미사일을 사용해야 하는 구조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과의 충돌 과정에서 이미 많은 정밀무기가 소모된 상태였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공중 발사 무기가 상당량 사용된 이후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방어에 성공할수록 탄약고는 더 빠르게 비어 가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선임 연구원 켈리 그리코는 요격 미사일 문제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자원을 보충하는 속도보다 사용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또 다른 전문가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조너선 콘리쿠스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결국 전쟁의 승패가 숫자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고고도 요격 체계인 Arrow 3의 재고 부족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군은 요격 미사일이 고갈되기 전에 이란의 미사일 발사 시설과 핵 관련 인프라를 최대한 파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선택한 전략은 단순하지만 매우 효율적이다. 대표적인 무기가 샤헤드-136 같은 자폭 드론이다. 이 드론의 생산 단가는 수백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요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한 발은 수십억 원에 달한다. 즉 공격 무기는 싸고 방어 무기는 비싸다.
드론은 격추돼도 손실이 크지 않지만 요격 미사일은 사용되는 순간 재고가 줄어든다. 여기에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섞어 발사하면 방어 측은 어떤 목표를 우선적으로 막을지 판단하는 것만으로도 자원이 소모된다. 이 비용 비대칭 전략은 현대전에서 가장 강력한 전술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전쟁의 구조는 한국에게는 낯선 상황이 아니다. 북한은 이미 수천 기의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자폭 드론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한국의 방공 체계는 처음부터 포화 공격을 전제로 설계됐다.
대표적으로 중거리 요격 체계인 천궁-II, 기존 패트리어트 PAC-3, 그리고 장거리 요격 체계인 L-SAM이 다층 방어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특정 방어층이 소진되더라도 다른 층이 요격을 이어갈 수 있다.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전쟁은 현대전의 중요한 현실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화력과 병력 규모가 전쟁의 핵심 변수였다. 그러나 이제는 남아 있는 요격 미사일의 숫자가 전쟁의 흐름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군이 중동에서 탄약고를 걱정하는 동안 한국은 이미 이러한 포화 공격 시나리오를 전제로 방공망을 구축해 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전쟁이 단순한 무기 경쟁이 아니라 비용과 재고를 둘러싼 ‘지속 가능한 전쟁 수행 능력’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