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태기, “사기 당해 술독 빠져”… 결국 ‘비보’
||2026.03.12
||2026.03.12
배우 강태기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진 지 어느덧 13년이 흘렀다. 고(故) 강태기는 지난 2013년 3월 12일 오후 인천 서구 불로동 자택에서 향년 63세의 나이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이 집 안에서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확인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유족은 방송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하며 “처음에는 잠을 자는 줄 알았다. 평소 자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사인을 심장마비로 판단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고인은 발견 당시 작은 방 침대 위에 옆으로 누운 상태였으며 주변에서는 마시다 남은 소주병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족들은 경찰에 “2012년 사기를 당한 뒤 큰 충격을 받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술을 자주 마셨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평소 고혈압 합병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병사로 추정했으며 고인은 협심증에 따른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둘째 아들 강지형 씨는 “아버지는 최고의 예술인이었다.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늘 행복을 주신 분”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동료 배우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배우 최종원은 “한국 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훌륭한 배우였다”고 평가했고 배우 정동환 역시 “큰 배우 한 명을 잃었다는 아픔이 크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인의 빈소는 김포 우리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월 14일 오전 엄수됐다. 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연극계 안팎에서는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배우를 향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1950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강태기는 서울연극학교를 졸업한 뒤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오랜 기간 무명 시절을 보냈던 그는 극단 실험 무대에서 연극 ‘에쿠우스’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으로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이후 1983년까지 총 다섯 차례 같은 역할을 맡으며 ‘알런 역의 대표 배우’로 불릴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TBC 공채 탤런트 6기로 데뷔하며 방송과 연극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드라마 ‘고향’, ‘두 석양’, ‘백조부인’, ‘도둑의 아내’, ‘명성황후’, ‘아르곤’, ‘명동백작’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으며 영화 ‘남부군’, ‘불씨’, ‘화려한 유혹’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또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연극배우협회 회장을 맡아 연극계 발전과 연극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쓰는 등 무대 안팎에서 한국 연극 발전에 헌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