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군함 보내라” 트럼프의 파병 요청에 일본이 내놓은 ‘대답’
||2026.03.16
||2026.03.16
이란과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를 위해 동맹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한 가운데 일본 정부와 정치권이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의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무조사회장은 NHK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위대 파견 가능성에 대해 “법리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자위대 파견에는 “매우 높은 장벽이 있다”고 강조하며 현재 상황에서 군사적 개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고바야시 정조회장은 자위대 파견이 필요할 경우 일본 국내법에 규정된 ‘해상경비행동’을 적용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해상경비행동은 일본 자위대가 전면적인 전쟁 상황이 아닌 평시나 준전시 상황에서 해상 치안과 선박 보호를 위해 출동하는 특별 임무다. 이 경우 자위대는 선박 정지 명령과 검색, 추적, 경고 사격 등 제한적인 무력 사용 권한을 갖게 된다.
일본은 과거에도 이 제도를 적용한 사례가 있다. 2001년 일본 남서쪽 해역에서 의심 선박이 정선 명령을 거부하자 해상경비행동이 발령됐고 이후 교전이 발생했으며 당시 선박은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이 직접 군함을 보내 항로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 주요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해협 보호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군사 작전을 시작한 이후 제3국에 전쟁 관련 군사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던 군 전력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본에 배치됐던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해병 원정 부대 약 2500명이 중동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은 미국의 요청과 국내 정치 사이에서 복잡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자위대 파견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헌법과 국내법의 범위를 명확히 검토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명확히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역시 최근 국회에서 자위대 파견 가능성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혀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오는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직접 자위대 파견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실제로 이러한 요구가 공식적으로 제기될 경우 일본 정부는 동맹 관계와 국내 정치, 헌법 제약 사이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선택은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