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먼저 뒤통수쳤다” 대한민국을 남한으로 칭호 한다는 나라
||2026.03.28
||2026.03.28
대만과 한국 사이에 외교적 긴장이 번지고 있다. 발단은 단순한 서류에서 시작됐다. 한국의 전자 입국신고서에 대만이 “China (Taiwan)”으로 표기된 것이었다.
대만은 이를 자국의 주권을 훼손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은 이런 표기를 관행처럼 여겨왔지만, 대만 입장에서는 ‘중국’이라는 이름에 끼워진 ‘(Taiwan)’이 오히려 자신들의 정체성을 흐리는 방식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문제는 대만 외교부가 한국 측에 수정을 요구하면서 공개화되었고, 지금은 양측의 상징적 충돌로 번져가는 상황이다.
대만 정부는 한국의 전자 입국신고서 표기 문제에 대해 맞불을 놓기로 했다.
먼저 지난달부터 외국인 거류증 상의 ‘한국’이라는 명칭을 ‘남한(South Korea)’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이 대만에 대해 취한 방식과 비슷한 상징적 조치다.
여기에 더해 대만 외교부는 3월 31일까지 한국이 긍정적으로 응답하지 않으면, 자국 전자 입국등록 시스템에서도 ‘한국’을 ‘남한’으로 표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조정이 아니라, “한국이 먼저 우리를 낮추는 표현을 쓰니, 우리도 당신을 그에 맞게 부르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만이 한국을 ‘남한’으로 부르겠다는 결정은 이름 자체가 아니라, 그 이름이 뜻하는 상징성을 둘러싼 문제다.
한국의 공식 국호는 ‘대한민국’이며, 일반적으로 국제적으로는 ‘Republic of Korea’ 또는 ‘South Korea’로 표기된다. 하지만 ‘남한’이라는 표현은 남북 분단을 강조하는 정치적 의미가 강하다.
특히 한국 정부와 여론은 이런 표현을 남북 갈등을 강조하거나, 북한 체제를 우회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대만이 일부러 ‘남한’이라는 용어를 선택한 것은, 한국의 표기 방식에 대한 상징적 ‘보복’이자 자기 정체성 방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의 전자 입국 신고서에는 대만이 ‘China (Taiwan)’으로 표기돼 있다. 한국은 이 표기를 다른 국가들에 적용하는 통일 표기 기준이라고 설명하지만, 대만은 이 표현이 자국을 중국의 일부처럼 취급한다고 본다.
반대로 대만이 자국의 전자 입국 시스템에서 ‘한국’을 ‘남한’으로 바꾸면, 한국 입장에서는 “우리 정치체제와 국호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두 나라 모두 ‘자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표현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서로의 상징적 감정만 더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정부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입국 서류 논란으로 보지 않고 있다.
대만 외교부는 이전에 한국이 ‘한성(漢城)’을 ‘서울’로, ‘남한’을 ‘대한민국’으로 불러 달라고 요구했을 때, 대만이 이를 인정하고 협조했다고 회상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국이 대만의 요청을 방치하고 있다며, 이런 ‘이중 기준’이 불만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최근 대만 내부 정치 여건과 중국과의 긴장 상황이 겹치면서, 대만 정부는 주권을 강조하는 상징적 조치에 더 민감해져 있다. 그래서 한국의 표기 문제를 ‘상호 존중’을 시험하는 사례로 삼고 있으며, 강경한 대응을 통해 자국의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전자 입국신고서 상의 대만 표기를 바꾸겠다는 발표를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외교부는 행정 시스템의 통일성과 관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대만의 정체성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존중을 동시에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말 안 끝내기식’ 태도는 대만 측에선 ‘요구를 무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양측의 외교적 신뢰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적으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서류 표기 논쟁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정치·정체성 갈등이 표면화된 사례”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사건은 국가 간 정체성과 상징이 얼마나 예민한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한 나라의 전자 입국서에 적힌 한 줄 글자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국가 존엄이 훼손됐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앞으로 한국과 대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표기 문제를 더 신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이기기’와 ‘내기’가 아니라, 서로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상징적 타협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 사안은 결국 “누가 더 강한 뜻을 밀어붙일까”가 아니라, “서로의 이름을 어떻게 존중해서 부를 것인가”에 대한 외교적 성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