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민주당 의원 지지한다” 정치권, 보수진영 ‘발칵’
||2026.04.03
||2026.04.03
6·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2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차기 대구시장 적임자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지지 의사를 밝혀 정치권에 거센 파문이 일고 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전임 시장이 야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초유의 사태에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대구는 나락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김 전 총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김부겸이라는 인물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대구 국회의원들은 당 배경 덕에 당선됐을 뿐 경쟁력이 없다. 지금은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전 시장은 “대구가 도약하려면 이재명 정부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TK 신공항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 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의 예기치 못한 ‘지원 사격’에 김부겸 전 총리는 즉각 반응했다. 김 전 총리는 인터뷰를 통해 “홍 전 시장의 지지 선언으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당 후보로서 정부와 여당을 설득해 대구의 절박한 과제들을 힘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대구 시민들이 마음을 열어주시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진종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노망난 정치인의 말로를 보여준다”며 “자신을 대선 후보로 세워주지 않았다고 밑도 끝도 없이 뒤끝을 작렬하고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당 지도부 역시 전임 시장이 자당 후보가 아닌 야당 후보를 치켜세운 것에 대해 “해당 행위나 다름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는 현역 의원 5명을 포함해 총 9명이 공천을 신청하며 치열한 내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 전 시장이 던진 ‘김부겸 카드’는 보수 유표자들의 표심에 상당한 균열을 일으킬 변수로 떠올랐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홍 전 시장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 의견을 넘어 국민의힘 일당 독점 구조에 대한 경고이자 실리 중심의 투표를 제안한 것”이라며 “전통적인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정당론과 대구의 생존을 위한 ‘인물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홍 전 시장의 파격 행보가 실제 투표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요동치는 대구의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