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출신 ‘전원일기’ 복길 엄마 배우가 산속에서 혼자사는 이유
||2026.04.07
||2026.04.07
첩첩산중 인적 드문 운길산 자락,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의 세트장을 옮겨 놓은 듯한 외딴집에 배우 김혜정이 살고 있다.
1981년 미스 MBC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그녀는 23세의 젊은 나이에 시골 아낙인 ‘복길 엄마’ 역할을 맡아 20여 년간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삶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그녀가 정든 도시를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온 결정적인 이유는 드라마 종영 후 찾아온 지독한 상실감과 우울증 때문이었다.
인생의 절반 가까운 긴 시간을 ‘복길 엄마’라는 인물로 살아온 그녀에게 드라마의 끝은 단순한 종영이 아닌 깊은 자아의 상실이었다.
김혜정은 “거울을 보면 내가 아니라 극 중 복길 엄마가 서 있는 것 같았다”며 당시 공황장애와 호흡곤란을 겪을 정도로 깊은 공허함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그녀가 정착한 곳은 다름 아닌 ‘전원일기’의 마지막 촬영지였던 마을이다. 추억이 가득 깃든 쌍봉 슈퍼와 마을 빨래터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이곳에서 그녀는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현재 그녀의 일상은 연예인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거위와 닭을 자식처럼 돌보고 직접 정원을 가꾸며, 뱀을 막기 위해 두꺼운 각반을 차고 힘겨운 삽질을 하는 ‘자연인’의 삶을 산다.
일을 너무 많이 해 마디가 투박하고 굵어진 그녀의 손가락은 그간의 고된 산중 생활을 고스란히 증명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자신의 아픔을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에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을 학문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혜정은 2년 전부터 상담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으며 내년 졸업을 앞두고 있다. 서울의 대학교를 직접 찾는 그녀는 “과거 우울증을 극복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싶다”며 상담 심리학 공부를 통해 텅 빈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