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문제”… A씨, 前 직장동료 스토킹 ‘심각’
||2026.04.17
||2026.04.17
‘보복범죄’가 급증해 두려움에 떠는 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보복범죄는 형사사법 제도의 기반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로 일반 범죄와는 그 성격과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특별범죄로 규정해 더 엄중히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적 60분’은 보복범죄 위협 속에 놓인 이들을 조명해 현행 보호 장치의 한계를 진단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경기도 김포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투약한 마약 범죄 현장이 적발됐다. 파티룸 형태로 은밀하게 이루어진 이 범죄를 밝혀내는 데에는 임동호(가명) 씨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주범과 친분이 있던 임 씨는 경찰의 부탁으로 범죄 현장의 주소를 특정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데 협조했다. 당시 수사관은 협조를 망설이던 임 씨에 철저한 익명과 신변 보호를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을 믿고 수사에 협조한 대가는 마약 사건의 주범으로부터의 보복 협박이었다. 임 씨는 수감 중인 피신고자로부터 보복을 다짐하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피신고자가 올해 10월 출소를 앞둬 임 씨는 점점 더 커지는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행법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에 따라 보복범죄로부터 신고자를 보호하고 있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비롯해 마약, 인신매매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범죄를 신고한 사람과 그 관계인까지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경찰은 신변 보호, 인적 사항 비공개, 가명 사용 등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임 씨는 보복 위험에 노출됐다.
또 다른 일화도 있다. 배수진(가명) 씨는 2년째 스토킹과 보복 협박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 씨는 10여 년 전 직장 동료 허 씨를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허 씨는 이 씨에게 일자리 소개를 요구해 왔다. 이를 거절하자 허 씨가 돌변했다. 이후 허 씨는 이 씨 근무지에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 직장 난동을 이유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6천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재판 후 허 씨의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 계속되는 접근에 이 씨는 세 번이나 직장을 옮겼고 현재는 직장을 그만둔 상태다. 허 씨에게는 총 6회에 달하는 접근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미온적인 경찰 대처와 지속적인 위협으로 이 씨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씨는 “아무리 신고해도 경찰은 실질적으로 해주는 게 없다. 100m 이내 접근 금지면 무슨 소용이냐. 200m 안에 가해자 직장이 있는데”라고 토로했다. 또한 “스트레스로 아랫니가 다 빠지고 정신과 약도 먹는다. 집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내가 죽어야 끝나는 건지, 그런 생각도 든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보복 범죄는 형사사법 체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신고와 증언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국가 질서의 근간을 해치는 범죄다. 전문가들은 보복 범죄가 큰 사건으로 이어지기 전까지 징후가 있다고 말한다.
협박과 같은 위협 발언, 대상을 감시하는 행동, 접근 금지 명령 위반 등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나타나는 행위가 그 예시다. 이런 행동 특성과 위험 신호를 사전에 포착해 더 큰 범죄로 이어지기 전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가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스토킹, 협박, 명령 위반 등 범죄의 전조 단계에서 가해자의 추가 범죄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인식적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범죄 피해자와 신고자, 증인 등을 향한 보복 범죄의 실태와 이들을 보호할 제도의 사각지대를 담은 ‘추적 60분’ 1452회, ‘신고의 대가, 보복범죄’ 편은 2026년 4월 17일 금요일 밤 10시에 KBS 1TV에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