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하러 온 국민 여동생에게 풀스윙해 병원 실려가게 만들뻔한 야구선수
||2026.04.20
||2026.04.20
2002년 프로야구 올스타전 현장에서 발생한 이른바 ‘장나라 시구 사건’은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위험천만했던 순간 중 하나로 회자된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 겸 배우 장나라와 ‘종범신’으로 불리던 야구 천재 이종범 사이에서 벌어진 이 일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02 프로야구 올스타전 식전 행사에서 시구자로 나선 장나라는 마운드에 올랐다. 보통 시구자가 던진 공에는 타자가 헛스윙을 해주는 것이 관례였으나, 당시 타석에 서 있던 이종범은 예상을 깨고 장나라가 던진 공을 향해 배트를 휘둘렀다.
문제는 이종범이 친 공의 궤적이었다. 이종범의 배트에 맞은 공은 날카로운 직선타(라인드라이브)가 되어 마운드에 서 있던 장나라의 얼굴 옆을 간발의 차이로 통과했다. 장나라가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피했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방향이 틀어졌다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사건 직후 이종범은 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깜짝 이벤트’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훗날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올스타전이라 재미를 주려고 공을 살짝 맞혀 내보내려 했으나, 원래 보내려던 방향에 카메라가 있는 것을 보고 급하게 방향을 틀다 보니 공이 장나라 쪽으로 향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종범은 사고 직후 장나라의 부친인 주호성 씨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이후로는 어떤 시구에서도 공을 치지 않는다는 철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한 순간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나라는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많이 놀랐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바로 안정을 찾았다”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 사건은 스포츠 경기에서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이벤트성 경기라 할지라도 전문 선수가 휘두른 타구는 일반인에게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 사건 이후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시구자의 안전을 고려해 타자가 시구 공을 직접 타격하는 행위를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건은 야구 팬들 사이에서 ‘역대 가장 위험했던 시구’로 손꼽히며,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