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자신 있어 하던 트럼프가” 사실상 통행량 0 첫 폐쇄 위기라는 이유
||2026.04.28
||2026.04.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쉽게 열겠다”고 말한 지 몇 주 만에, 해협 통과 선박 수가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0~138척이 오가던 이 항로는,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과 미국의 해상 봉쇄, 이란의 맞대응이 겹치며 “사실상 폐쇄 상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날에는 S&P 글로벌 데이터 기준 단 1척만이 해협을 통과한 사례도 포착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걸프 산유국 원유·LNG의 약 20%가 지나가는 세계 에너지 생명선이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습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일대를 사실상 봉쇄하고, “비우호적이지 않은 선박만 통과를 허용하겠다”며 선별 통과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미국은 제재 대상 선박과 이란 연계 유조선에 대한 나포·검색을 강화해, 양측이 서로의 선박을 겨냥하는 위험 구역이 크게 확대됐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무허가 통항” 선박을 나포하고, 미국 해군이 제재 대상 유조선을 격침·나포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선사들은 해협 진입 자체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현재 걸프 내·외측 해역에는 통과를 미루거나 포기한 선박이 3,000척 이상 정박·대기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란은 자국 영해 내 특정 항로(게슘섬·라락섬 인근)를 통해서만 선박을 검사한 뒤 일부 선박만 제한적으로 통과시키고 있으며,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운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코리아데일리 등에 따르면 일부 선주들은 안전 보장과 통행 허가를 대가로 최대 200만 달러 수준의 사실상 ‘통행료’를 지불한 정황도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해협 통제력을 과시하며 정치·경제적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형적인 비대칭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3월 중순 잠정 휴전과 함께 이란이 “비적대 선박 통과 허용”을 공식화했을 때는, 하루 20척 안팎 상선이 통과하는 등 제한적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와 일부 유조선 운항사들은 우회 항로보다 호르무즈 통과를 선호해 움직일 채비를 했지만, 이스라엘-레바논 전선 확대와 미국의 봉쇄 유지 결정으로 다시 통행이 급감했다.
뉴시스·뉴스1 등은 “통항 합의 하루 만에 해협이 다시 닫히면서, 이미 닻을 올렸던 선박들이 다시 정박지로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란이 기뢰 재설치를 시작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기뢰 부설 선박을 격침하라”고 지시하면서 긴장은 더 높아졌다.
호르무즈 봉쇄는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은 걸프 산유국 원유·LNG 수출이 전쟁 전보다 50% 이상 감소했다고 추산하고, 해협이 다시 열린다 해도 생산·수송 체계 회복까지 수개월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미국 봉쇄가 이어지면서 이란 내 저장 시설과 송유관이 포화 상태에 근접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란 송유관이 사흘 내 폭발할 수 있으며, 한 번 폭발하면 이전 상태로는 복구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보험료 급등과 위험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유가·해운 운임·보험료가 동시에 요동치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안팎에 발이 묶인 선박에는 선원 수만 명이 승선 중이다. 한국·외신 보도에 따르면 걸프 주변에 갇힌 선박이 3,000여 척, 선원은 2만 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선사들은 식량과 물을 보급하고, 온라인 상담을 제공하며 선원들의 심리적 불안을 달래려 애쓰고 있지만, 계약 만료 후 교대조 투입도 쉽지 않고 비용도 급등했다.
한 유럽 선주사는 “어느 정부도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박들이 언제 다시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 못 한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와 인터뷰에서 “조금만 시간이 있으면 호르무즈를 열고, 석유를 가져와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강경 봉쇄가 이란을 자극해 해협 전체를 고위험 구역으로 만들었고, 선사·보험사가 스스로 항로를 포기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란은 군사력에서 미국에 뒤지지만, 호르무즈를 틀어쥐고 ‘통행증’을 쥔 채 비우호 선박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세계 경제에 압박을 가하는 비대칭 수단을 확보했다. “언제든 열 수 있다”던 호언이, 국제해운·에너지 시장에선 “누구도 감히 들어가지 못하는 수역”이라는 역설적인 현실로 돌아온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