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혀진 핵잠수함만 80척” 한국 바다에서 만나면 하루 만에 초토화 군사력 가진 나라
||2026.04.28
||2026.04.28
세계 해양 안보 전문가들은 지금의 잠수함 경쟁을 “톤수 싸움에서 두뇌 싸움으로 완전히 넘어간 시점”이라고 진단한다. 선체를 얼마나 빨리, 많이 찍어내느냐 하는 전통적 경쟁에서는 이미 중국이 압도적인 건조 속도를 바탕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서방과 한국은 AI·무인 자율체계를 중심으로 잠수함 전력을 재구성하면서, “덩치가 아닌 지능”으로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그 한복판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선택한 ‘이중 전략’이 국제 안보·투자 커뮤니티의 관심을 끌고 있다.
IISS·미 해군정보국 등 서방 싱크탱크 분석을 종합하면, 중국은 지난 몇 년간 미국을 뛰어넘는 잠수함 건조 속도를 보여 왔다. 2020년대 초반 5년 동안 중국이 진수한 잠수함의 총 배수량은 수만 톤에 달해, 같은 기간 버지니아급 공격핵잠 7척을 건조한 미국을 양적으로 크게 앞섰다.
특히 랴오닝성 후루다오 조선소 증설 이후에는 신형 공격잠수함·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을 동시에 생산하는 체제가 갖춰져, ‘2035년 80척 핵잠수함’ 목표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IISS는 “소음·센서 성능 등에서 미국·일본에 비해 여전히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하면서도, 물량 공세 자체가 인도·태평양 해군력 균형을 흔들고 있다고 경고한다.
양적 열세에 놓인 미국과 AUKUS(미·영·호주)는 “잠수함을 더 많이 만드는 전략은 중국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무인 수중체계(UUV)·AI 전투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질적 우위’ 전략으로 선회했다. 미 해군과 DARPA는 대잠센서 네트워크·자율 수중정·AI 기반 위협 탐지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유인 잠수함을 ‘지휘 플랫폼’, 무인체계를 ‘눈·귀·창’으로 쓰는 개념을 실험하고 있다.
SSN 한 척에 수 개의 UUV·USV(무인수상정)를 연동해, 위험 구역 정찰·기뢰 탐색·대잠초계를 대신 수행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단일 잠수함의 작전 반경과 정보 수집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단순 선체 수에서 밀리더라도 실제 전장 효과에서는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 조선업은 전통적으로 ‘싸고 빨리 잘 짓는 조선소’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AI·무인·MRO(정비·유지보수)를 결합한 해양 안보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녹색경제·해군 관계자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유·무인 복합 전력을 염두에 둔 함정·잠수함 설계를 늘리고 있고, LIG넥스원·한화·HD현대 계열이 자율운항 소프트웨어와 센서 통합을 포함한 패키지 제안을 내고 있다. 한국해양전략연구소 등은 “K-조선이 단순 선체 건조를 넘어, 미국·호주·캐나다와의 협력 속에서 ‘AI 해양 무기체계의 테스트베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한다.
HD현대는 미국 해군·해병대의 차세대 무인 시스템 핵심 파트너로 떠오른 안두릴(Anduril)과 손잡고, 자율운항·원격 전투체계를 한국형 함정·무인정에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미국선급협회(ABS)와 함께 자율 해양 시스템 안전기준·운용 표준을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하면서, 향후 미·동맹국 UUV·USV 시장의 ‘규칙’ 자체를 설계하는 위치를 노리고 있다.
이는 단지 한 척의 군함을 수주하는 차원을 넘어, AI·무인 해양체계의 글로벌 인증·표준 시장에서 K-조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쌓는 일이다. 미국의 해군 정비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미국 조선업 재건(MASGA)’ 구상 속에서도, 한국 조선 빅3는 핵심 파트너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KSS-III)를 통해 축적한 재래식 잠수함 기술을 앞세워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CPSP)과 인도, 호주 시장을 동시에 두드리고 있다. 캐나다 사업에서는 독일 TKMS와의 경쟁 속에, 단순 완제품 수출이 아닌 설계·현지 건조·수명주기 MRO를 묶은 토탈 솔루션을 제안해 “잠수함 생애 전주기 파트너”를 내세우고 있다.
호주에서는 AUKUS 핵잠허브 구축 계획과 맞물려, 서호주 핸더슨 조선단지의 핵잠 정비·기항 거점 조성에 HD현대와 함께 참여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한화가 호주 조선사 오스탈 최대주주가 되면서, AUKUS Pillar II 공급망에 자연스럽게 편입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바다 밑 전쟁’의 판도가 바뀌는 지금, 한국 기업과 투자자가 봐야 할 핵심 지표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AI·소프트웨어 통합 역량이다. 조선사가 무인정·UUV·AI 전투 보조 시스템을 얼마나 빨리 자체 플랫폼에 얹을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둘째, 글로벌 함정 MRO·업그레이드 시장 점유율이다. 고가 군함·잠수함일수록 수명주기 비용의 상당 부분이 정비·개량에서 나오기 때문에, 현지 MRO 거점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장기 수익을 판가름한다.
셋째, AUKUS·나토 등 동맹 공급망 편입 여부다. 한국 기업이 배터리·소나·강재·추진체계 같은 핵심 부품을 얼마나 많이 공급망 안에 넣느냐에 따라, 향후 20~30년간의 안정적 수주 기반이 결정된다.
조선·잠수함 시장은 이미 ‘누가 더 큰 배를 빨리 짓느냐’에서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똑똑하게 쓰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이 선체 숫자에서 앞서가고, 미국·AUKUS가 AI·무인 체계로 대응하는 가운데, 한국은 두 축 사이에서 선체 경쟁력과 디지털 전투체계 통합 능력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로 평가된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이 각각 무인 해양체계·잠수함 솔루션을 앞세워 미국·캐나다·호주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하게 될 경우, K-방산은 단순 하청 조선소를 넘어 ‘해양 안보 아키텍트’로 역할이 커질 수 있다. 바다 밑에서 벌어지는 이 조용한 전쟁에서, 한국이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에 세계 해군전략 커뮤니티와 투자 시장의 시선이 동시에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