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소녀가 전차 운전?” 김정은 딸 김주혜가 北대표 여전사가 된 이유
||2026.04.29
||2026.04.29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혜를 향한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조선중앙티브이는 지난 2월 말부터 김주혜가 저격총을 쏘거나 전차를 직접 운전하는 파격적인 영상을 잇달아 공개했다. 불과 열세 살의 어린 소녀가 살상 무기를 다루는 모습은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며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북한 체제에서 지도자가 자식에게 총을 넘겨주는 행위는 단순히 무기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특별한 상징성을 갖는다. 이른바 총대 철학은 혁명이 총대에 의해 개척되고 전진하며 완성된다는 논리를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총을 든 김주혜의 모습은 권력 승계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치밀한 연출로 풀이될 수 있다.
국정원은 김주혜가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한다는 보고를 국회에 제출하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러나 김정은이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어린 딸을 벌써부터 전면에 내세워야 할 절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또한 유교적 가부장제가 뿌리 깊은 북한 사회에서 여성 후계자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하다.
김정은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 중 하나는 부인 이설주의 호칭 변화다. 이설주는 김주혜를 낳은 뒤에도 동지로 불렸으나 이천십칠년 출산 이후인 이듬해부터 갑자기 여사로 격상되었다. 북한 역사에서 여사라는 호칭은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과 김정일의 모친 김정숙 등 주로 아들을 낳은 여성에게 부여됐다.
강반석은 아들에게 권총을 물려주어 총대 서사의 시초가 되었으며 김정숙 또한 빨치산 시절 총을 휘두른 인물로 선전된다. 이설주가 남북 회담 당시 김정은을 남편이라고 부르며 당당하게 행동한 것도 후계자를 낳은 여성의 자신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이천십칠년에 태어난 아이가 아들이라면 현재 아홉 살로 김주혜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나이다.
북한은 최근 김정숙이 어린 김정일에게 권총을 물려주는 그림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과거 기록을 조작하며 세뇌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칠십 년 넘게 언급이 없던 장면을 갑자기 등장시킨 것은 현재의 후계 구도를 정당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일 확률이 높다. 이러한 조작된 서사는 어린 세대들에게 지도자의 권위를 각인시키는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김정은이 아들 대신 딸인 김주혜를 먼저 공개하며 여전사 이미지를 입히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일부에서는 아들이 너무 어려 공개하기 이른 상황에서 김주혜를 방패막이나 일종의 주의 환기용으로 활용한다는 가설을 제기한다. 혹은 김주혜를 통해 백두혈통의 건재함을 과시하며 대내외적인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김주혜가 가죽 코트를 입고 사격 훈련을 지도하는 모습은 북한 주민들에게 차기 최고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아프리카 내전 국가에서도 보기 힘든 어린 소녀의 군사 활동 노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어린아이를 정치적 선전 도구로 이용하는 행위 자체가 보편적인 인권 가치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북한의 후계 구도는 안개 속에 가려져 있으며 김주혜가 실제 여왕의 자리에 오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점은 북한이 총대 서사를 강화하며 김씨 일가의 영구 집권을 위한 세습 정치를 노골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주혜의 만능 여전사 변신은 그 과정에서 파생된 기괴한 연출이자 북한식 권력 계승의 단면을 보여준다.
앞으로 김주혜가 기관총을 난사하거나 수류탄을 던지는 모습이 추가로 공개되더라도 북한의 선전 방식상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위적인 이미지 구축이 실제 권력 장악으로 이어질지는 북한 내부의 권력 역학 관계를 더 지켜봐야 한다. 김씨 왕조의 후계 전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미 시작되었으며 그 중심에는 여전히 총대라는 상징이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