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강해질수록 좋다” 핵까지 인정해야 한다며 북한 편든다는 나라
||2026.04.29
||2026.04.29
러시아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북한 조선노동당과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북한 지도부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확고한 지지를 표시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북핵 전력 강화를 공개적으로 용인했다.
이 성명은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행사와 열병식을 계기로 발표됐고,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직접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뒤 채택됐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NPT 체제 핵보유국인 러시아가 공식 문건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를 지지한 것은, 국제 비확산 규범을 사실상 스스로 훼손한 사례라는 평가를 낳고 있다.
공동성명에는 “주권국가에 대한 불법적인 내정 간섭을 계속 시도하는 서방의 침략적 정치”를 규탄한다는 대목이 포함돼, 사실상 미국과 한미일을 겨냥한 메시지가 담겼다. 동시에 북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북한의 전폭 지지, 대북 제재를 포함한 서방 압박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제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하거나, 최소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존 제재 틀을 인정해 온 당사자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북러 조약과 정치 발언을 통해 “북한은 자위권 차원에서 방위력을 강화할 권리가 있다”고 공언하며, 사실상 북한 핵보유국 지위를 정치적으로 승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러시아 쿠르스크주 방어·재건 임무에 투입된 북한군에 대한 감사 표현도 포함됐다. 러시아 측은 “쿠르스크주에서 보여준 북한군의 영웅심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북한이 자국 전쟁에 직접 병력을 보낸 사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고 인정하고, 러시아가 이에 대한 정치·외교적 보답을 제공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북러 관계는 ‘무기·탄약 거래’ 수준을 넘어, 병력 파병과 상호 안보 보장을 포함한 준동맹 관계로 격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과 러시아는 2024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데 이어, 5년 단위 군사협력 계획까지 추진하며 군사 관계를 제도화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장관은 2027~2031년 적용을 목표로 한 러·북 상호 군사협력 계획 체결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무기 개발·훈련·기술 이전·정찰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장기 협업을 예고했다.
한국 통일부 또한 “북러 5개년 군사협력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단발성 지원이 아닌 체계적인 동맹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여기에 북러 조약 10조에 ‘평화적 원자력 이용’ 조항이 포함된 점은, NPT 체제 밖 핵보유국과의 원자력 협력이 사실상 핵지위 인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을 불러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러 공동성명은 “서방의 명령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계 질서 구축을 옹호한다”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러시아·북한·중국이 미국·일본·EU 중심의 국제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反)서방 연대’ 구도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고 무기와 병력을 제공하며,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군사력 증강을 문제 삼지 않는 상호 결속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북·중·러 3각 협력과 맞물려,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안보지형 전반을 흔드는 장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미국 VOA 등은 러시아의 최근 발언과 조약 내용을 두고 “법적·형식적 의미의 공식 인정은 아니더라도,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간주하는 정치적 승인 효과가 크다”고 평가한다. 이는 북핵 불법성을 전제로 구축된 기존 제재·외교 틀을 약화시키고, 한국·일본 내에서 자체 핵무장이나 미국 전술핵 재배치 같은 강경론을 자극할 위험이 있다.
미국과 EU, NPT 당사국 70여 개국은 이미 공동성명을 통해 “북러 군사협력 확대와 북한의 무기 이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히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북한은 자위적 방어력 강화를 위한 합리적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못 박은 이상, 북핵 문제는 더 이상 ‘한반도 지역 현안’을 넘어 미·러·중 전략 경쟁의 한 축으로 편입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노골적인 북핵 묵인이 한국 안보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첫째, 북러 조약과 5개년 군사협력은 위기 시 러시아의 정치·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높여, 한반도 유사시 계산을 복잡하게 만든다. 둘째, 북한이 러시아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핵·미사일·위성·사이버 전력을 고도화할 경우, 한국·일본·미국의 억지 전략과 미사일 방어체계는 대대적인 재검토를 피하기 어렵다.
셋째, 북·중·러 축과 한·미·일 축이 더욱 뚜렷이 맞서는 신냉전 구도 속에서, 한국은 제재·억지·대화·위기관리까지 아우르는 복합 전략을 신속히 가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북한은 강해질수록 좋다”는 러시아의 선택은, 북핵 문제를 한반도 차원이 아닌 글로벌 전략경쟁의 중심 변수로 끌어올린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