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첨단 기술과” 한국의 집요함이 합쳐져 탄생한 ‘지상 최강의 이 무기’
||2026.04.30
||2026.04.30
2025년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미 최대 지상 방산 전시회 AUSA 2025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A2 자동장전 포탑을 8×8 차륜형 차량에 얹은 신형 자주포를 처음 선보였다. 기존 K9A2가 궤도형 차체를 전제로 한 플랫폼이었다면, 이번 모델은 미국이 추진 중인 차륜형 자주포(SPH-M) 요구사항에 맞춰 개발된 ‘미군형 솔루션’이다. 미 육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속 기동과 장거리 화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자주포 체계를 찾고 있으며, 차륜형 K9A2는 바로 이 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9 패밀리는 이미 세계 궤도형 자주포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화력·신뢰성을 검증받았다. K9A2는 자동장전 시스템을 채택해 분당 발사속도를 기존 6발에서 9발 안팎으로 끌어올렸고, 승무원 수도 3명 수준으로 줄이는 등 고도 자동화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8×8 차륜형 플랫폼을 결합하면, 포병부대가 도로·고속도로를 이용해 별도 트랜스포터 없이 장거리 재배치가 가능해진다. 험지 돌파력은 궤도형이 우위지만, 도심·도로 중심 작전이 많은 미군 입장에선 유지비와 전개 속도 측면에서 차륜형의 매력이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내 자료에 따르면, K9A2 계열은 155mm 52구경장 장포신과 사거리 연장탄(ER탄), 로켓보조탄(RAP)을 활용해 최대 60~70km급 장거리 타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화 포탑 도입으로 포신 안착·장전·발사 과정이 전자식으로 통제되며, 분당 9발 이상 사격과 MRSI(다연속 동시탄착) 전술 운용이 가능하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각된 ‘쏘고 재빨리 이동하는 포병전’ 개념에 정확히 대응하는 스펙이다. 미군·나토 표준 155mm 탄약과의 호환성도 확보돼, 기존 탄약 재고와 산업기반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한화는 단순히 자주포를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미국 내 현지 생산과 탄약·추진장약 공장까지 포함한 ‘패키지 제안’을 내놓고 있다. 미 육군은 견인포 M777을 대체할 차기 자주포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거리·정밀도 향상과 함께 인력·유지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K9A2 기반 차륜형 자주포는 자동장전·소수 승무원·신속 배치·미군 탄약 호환성으로 이 요구를 충족시키는 몇 안 되는 기성품에 속한다. 업계에선 500문 안팎으로 예상되는 미 육군 차륜형 자주포 물량을 놓고, 독일 RCH-155·프랑스 CAESAR와 함께 K9 계열이 본격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K9 계열은 이미 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폴란드·호주·이집트·인도 등 10여 개국에서 도입·운용되며, 실전과 훈련에서 성능을 입증했다. 미군 관계자와 전직 지휘관들은 한국 생산라인의 품질·납기 능력을 높게 평가해 왔는데, 예컨대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K9 생산공장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폴란드는 러시아 위협에 대비해 K9, K10 탄약차, 포탄·장약 생산시설을 한 세트로 도입하며 ‘포병 패밀리’ 개념을 구축했다. 미군 역시 자주포·탄약·장약·정비체계까지 한 번에 세팅할 수 있는 솔루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K9A2 차륜형 모델은 그 연장선에서 제안된 카드라 할 수 있다.
차륜형 K9A2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중동·아시아 국가들을 겨냥한 ‘글로벌 모듈형 자주포’로 포지셔닝되고 있다. 도로망이 발달한 유럽·중동에서 차륜형 자주포는 궤도형보다 유지·운용비와 장거리 이동 측면에서 유리해, 프랑스 CAESAR·독일 RCH-155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화는 이미 영국·호주·폴란드 등에서 현지 파트너와 ‘팀 썬더’를 구성해 K9A2 패밀리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으며, 차륜형 모델은 이 라인업을 보완하는 상위 옵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의 최첨단 작전 개념과 한국의 집요한 기술 업그레이드가 더해지며, K9 계열은 이제 “단일 무기”를 넘어 글로벌 포병 체계의 표준을 노리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