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시큰둥한 무기인데” 외국 장성들이 사달라고 난리난 ‘이 전차’
||2026.04.30
||2026.04.30
한국 장갑차 역사는 오랫동안 K200, K21 같은 궤도형 위주였다. 그러나 도심·고속도로·광역 작전이 늘어나는 미래 전장에 대비해, 육군은 처음으로 6×6·8×8 차륜형 장갑차 사업을 추진했고, 현대로템이 순수 국내 기술로 K806·K808을 개발했다. K808 ‘백호’는 전방 보병전투장갑차(IFV), K806은 후방 기동타격·수색용 APC로 설계돼, 포장도로·비포장·야지·도심 등 다양한 지형에서 신속 기동을 목표로 한다. 한국군 입장에선 “궤도 전력 보완용” 정도였지만, 해외에선 이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받아들여졌다.
K808·K806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속도와 기동성이다. 국방부·현대로템 자료에 따르면 두 차량 모두 420마력 국산 디젤 엔진을 탑재해 포장도로 기준 최고 시속 100km, 항속거리 600km를 낸다. 종경사 60%, 횡경사 30%를 등판하고, 1.5m 참호 통과, 2m급 수심 도하(워터제트 장착 K808 기준) 능력을 갖춰 도로·야지·하천을 가리지 않고 돌파가 가능하다. 연합뉴스는 최근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에서 미 해병 장교들이 K808을 보고 “사이버트럭이 장갑을 입은 것 같다”며 놀랐고, 실제로 미 해병대 LAV·스트라이커보다 고속도 기동과 험지 주행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K806과 K808은 외형은 비슷하지만, 바퀴 축과 임무 개념이 다르다. 6×6 K806은 후방지역 작전, 기동타격, 중요시설 방호, 수색정찰, 병력수송 등 비교적 후방·완충지역 위주 임무를 맡는다. 8×8 K808은 전방 보병부대를 싣고 고속 전개·하차 전투를 지원하는 IFV로, 야지·산악지대에서 수색정찰과 기동타격까지 수행하는 ‘전방용 백호’다. 두 차종 모두 런플랫 타이어, 공기압 자동조절장치(CTIS), 독립 현수장치, 자동 소화장치, 화생방 양압장치, 열상 잠망경·후방카메라 등을 갖춰 승무원 생존성과 운용 편의성을 높였다.
808·K806은 대인지뢰 수준 방호를 충족하지만, 나토 최신 8×8 장갑차인 복서·파트리아 AMV 등 STANAG Level 4 이상 MRAP급 차량에 비해 하부 방호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나무위키·국방 분석에 따르면 K808은 공식적으로 대인지뢰 방호만 언급돼, 일부 전문가는 “요즘 소형 전술차량도 달성하는 수준”이라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업체는 대전차 지뢰·IED 방호를 강화한 K808 MW(대지뢰 방호형)와 30t급 수륙양용 차륜형 장갑차 등 차세대 모델을 개발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2025년 이후 30t급 신형이 K808보다 더 빠른 기동성과 강화된 방호력을 갖춘 채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군 내에선 차륜형 장갑차에 대한 초기 반응이 미온적이었지만, 해외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현대로템은 2024년 페루와 K808 차륜형 장갑차 첫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중남미 최초 국산 전투장갑차 수출에 성공했다. 페루 사업은 약 6,000만 달러 규모 30대 초기 물량에서 시작했으며, 이후 K2 전차 54대와 K808 141대를 포함한 최대 3조 원 규모 프레임워크 합의로 확대됐다. 페루군은 고산지·정글·사막이 섞인 험지 환경에서의 기동성과, 현지 조립·기술이전 방식에 높은 만족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2026년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에서 미 해병대는 K808을 직접 운용해보고 “스트라이커보다 한 세대 앞선 설계”라며 극찬했고, 일부 지휘관은 자국 도입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대로템과 국방부는 K806·K808 차체를 기반으로 지휘소 차량, 의무후송차, 30mm 차륜형 대공포, 통신·전자전 플랫폼 등 다양한 파생형을 확대 개발하고 있다. 국내·외 차륜형 장갑차 동향 분석에선, 한국 6×6·8×8 차륜형이 베트남·중동 등에서도 관심을 끌며 K9·FA-50 뒤를 잇는 ‘느리지만 꾸준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에서는 한화의 6×6 타이곤, K808·K806, 차세대 MRAP형까지 한국식 차륜 플랫폼 라인업 전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이상적인 조합을 찾으려는 장성·참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도 있다.
국내에서는 K9·K2·FA-50 같은 ‘스타 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던 K806·K808이지만, 해외 시장에선 상황이 다르다. 도로망·도심 작전이 많은 국가 입장에서는 “빠르고, 적당히 단단하며, 가격·유지비도 합리적인 장갑차”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미 해병대·페루군 사례처럼, 실제 체험한 외국 지휘관들이 먼저 반하고, 그 평가가 다른 국가로 번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시큰둥한 무기’로 여겨질지 몰라도, 외국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K2·K9 다음으로 꼭 리스트에 올려야 할 K-지상장비”로 점점 위치를 넓혀가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