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론은 이길 수 없다” 러시아가 보여준 최악의 드론에 한국이 긴장한 이유
||2026.04.30
||2026.04.30
게란‑2는 이란 샤헤드‑136를 러시아가 개량한 중대형 자폭 드론으로, 30~50kg급 탄두를 싣고 시속 300km 전후 속도로 최대 2,000km 이상을 날아가는 일종의 ‘가난한 순항미사일’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시설·도시 인프라를 이 드론으로 끊임없이 괴롭혀 왔고, 단순 구조 덕분에 월 2,000대 이상 생산하는 것으로 서방 정보당국은 추정한다. 최근 전선 보고와 전문 매체 분석을 보면, 러시아가 이 게란‑2 기체 일부를 ‘모선 드론’으로 개량해, 비행 중 기체 측면이나 하부에서 소형 멀티콥터형 FPV 드론을 분리·사출하는 전술을 시험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기본 개념은 단순하다. 게란‑2 모선이 수백 km를 날아가 우크라이나 영공 깊숙이 침투한 뒤, 목표 인근 상공에서 기체에 매달았던 소형 FPV 드론 2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기존에는 게란‑2 자체가 하나의 목표물을 향해 돌진해 끝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모선+분리된 소형 드론들이 각기 다른 표적을 노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폭 드론 “한 대”를 탐지·요격한다고 가정하고 방어를 준비했는데, 실제론 안에서 더 작고 민첩한 드론 둘이 튀어나와 전차·포병 진지·보급 트럭 같은 소프트 타깃을 물어뜯는 그림이 된다. 방어 측에선 레이더에 잘 잡히는 중형 고정익을 상대하는 것과, 나무·건물 사이로 날아드는 소형 FPV 두 기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난이도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FPV 드론은 대부분 조종사가 영상 송신 화면을 보며 직접 몰아 폭약을 들이박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싸고 위력적이지만, 통신 재밍에 매우 약하고 조종사의 숙련도에 따라 명중률 편차가 크다는 약점이 있다.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우크라이나 스타트업들까지 최근 도입하는 개념은 “최종 접근 단계의 자율화”다. 공격 드론은 목표 지역까지는 기존 GPS·영상 링크로 접근하고, 마지막 수 km 구간에서는 기체에 탑재된 AI 모듈이 영상 인식으로 차량·포탑·인원 실루엣을 스스로 찾아 들어가 돌진한다. 일부 상용 모듈은 약 50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기존 드론에 후장착할 수 있고, 이렇게 자율 모듈을 쓴 FPV는 순수 수동조종 대비 공격 성공률이 최대 4배까지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방공포, 소총·기관총 사격, 재밍, 방어 그물망까지 총동원해 러시아 드론을 요격하고 있다. 그러나 게란‑2처럼 레이더 반사 면적이 작고 저고도·집단 기동을 하는 자폭 드론은 탐지·요격 자체가 어렵고, 여기에 소형 FPV 드론까지 모선에서 떨어져 나오면 기존 방어망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저가 요격 드론, 로켓, 지상 터렛 등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지만, 공격측이 훨씬 싸고 많은 드론을 투입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성비 싸움’에서도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각국은 “센 대공포 몇 문”이 아니라, 소형·저렴한 대드론 센서·요격 체계를 촘촘히 깔아야 하는 새로운 방공 패러다임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은 정찰·공격 드론, 드론봇 전투체계, 레이저 요격기, 전자전 장비 등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례를 면밀히 연구하며 전력을 개발 중이다. 문제는 러시아식 모선+AI FPV 조합이 북한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이미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게란‑2 계열 생산기술을 북한에 이전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북·러·이란 드론 협력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중형 자폭 드론에 값싼 AI FPV를 매달아 수도권·전방 기지·항만·발전소를 노리는 패턴을 학습한다면, 한국이 준비해온 기존 방공·요격 체계만으론 대응이 쉽지 않다. 특히 탄도·순항미사일 위주로 설계된 방패에, 수십·수백 기의 저가 드론 떼가 더해지면 방어 자원 배분 자체가 새로운 숙제가 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것처럼, 드론·AI가 전쟁의 ‘주인공’이 되더라도 전차·포병·보병 구조는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이들 전력이 노출되는 방식과 방호 개념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입장에선 첫째, 자체 공격 드론의 AI·군집능력 개발과 동시에, 둘째, 대드론 레이다·음향·광학·적외선 센서를 엮은 통합 저고도 감시망, 셋째, 저가 요격 드론·레이저·재밍을 조합한 복합 방공 체계를 조기에 실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싸고 많이 만들 수 있는 쪽이 유리한 전쟁”으로 규칙이 바뀌는 만큼, 고가 정밀무기 중심이 아닌, 대량 생산 가능한 중저가 드론·대드론 솔루션을 얼마나 빨리 준비하느냐가 한국 방산의 다음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의 거친 실험이 보여주는 것은, 기술 수준 못지않게 ‘악착같은 가성비 전술’이 현대전의 판세를 바꿀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