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한 번으로 북한도 놀랬다” 북파공작원 특수부대로 알려진 한국의 ‘이 부대’
||2026.05.01
||2026.05.01
HID(Headquarters Intelligence Detachment)는 한국 육군 정보사령부 산하에서 북파공작과 비정규전 임무를 수행해온 기밀 특수부대로, 존재 자체가 공식 문건에 거의 등장하지 않던 조직이다. 한국전쟁 시기부터 휴전 이후까지 북한 후방 교란과 첩보 수집을 맡았지만, 편제·위치·정확한 인원 규모는 지금도 비공개다. 적지 침투, 정찰, 요인 생포·사살, 시설 폭파, 사회 혼란 조성 같은 고강도 공작이 전통적인 임무이며, 경호·의전 임무는 맡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 특전부대와 성격이 다르다. 군 안팎에서는 HID를 두고 “특전사·UDT 위에 있는 진짜 그림자 부대”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최근 HID가 일반에 강하게 각인된 계기는, 모 방송과 기사에서 소개된 ‘전방 대대 단위 부대 침투 시범’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정보사 최전방 부대 훈련에서 HID 팀은 북한군 침투를 가정해 철책선과 감시망을 뚫고, 2시간여 만에 부대 건물 복도·화장실·샤워실·대대장실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훈련에 참가한 부대 장병들은 수색·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HID 요원이 건물 내부까지 유유히 드나들며 모의 폭파표식과 사진을 남긴 뒤 빠져나간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례는 “실제 전시라면 전 대대가 그대로 마비됐을 상황”으로 평가되며, HID의 침투·위장 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HID가 수행한 모의 침투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보도에 따르면, HID 요원들은 사전에 구축된 지하 통로나 배수로 등을 활용해 부대 인근까지 접근한 뒤, 휴가 나온 병사의 옷과 신분을 모사해 ‘부대 복귀 병사’로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갔다. 이후 수색조에 동행해 내부 동선을 파악하고, 야간에는 건물 외벽과 사각지대를 타고 오르내리며 주요 시설에 모의 폭파 장치를 설치하고 정보 수집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악·도심·군 시설 어디에서든 주변 환경을 활용해 스스로를 숨기는 이런 위장술은, 북파공작원 출신 지휘관들이 “특전사보다 한 단계 높은 난이도의 침투기술”이라고 평가하는 영역이다.
HID라는 이름은 원래 한국전쟁 시기 육군본부 산하에 만들어진 독립 첩보부대에서 비롯됐다. 당시 HID는 직할대와 36·18지구대 등 다수의 지대를 거느리며, 동·서해안과 내륙 곳곳에 공작조를 파견해 5~10명 단위로 북한 후방 시설 폭파·요인 타격·첩보망 구축 임무를 수행했다. 북한군 복장을 입고 자급자족으로 버티며 임무를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생환률이 매우 낮았고, 북파공작원 7천여 명 이상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조사도 있다. 1960년대 이후 HID는 AIU, 정보사령부 특임대로 조직·명칭이 바뀌었지만, “적이 있는 곳으로 먼저 들어가 정보를 확보하고, 필요하다면 타격까지 수행한다”는 기본 역할은 지금도 이어진다.
HID의 이름이 국내 정치 뉴스에까지 오르내린 것은 2024년 ‘12·3 계엄 사태’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다. 국회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보사령부와 HID 일부 인원이 비상계엄 선포와 정치인 체포·통제 계획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투입돼서는 안 될 부대가 어디까지 동원됐는가”라는 논쟁이 일었다. 실제로 HID는 과거에도 계엄 시나리오, 대규모 시위 진압 계획 속에서 ‘핵심 요인 체포조’ 역할이 검토된 적이 있다는 증언이 예비역 지휘관들 인터뷰를 통해 나온 바 있다. 이런 사례는 HID가 대외 작전뿐 아니라, 국내 비상 상황에서도 막강한 파급력을 지닌 ‘양날의 검’임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HID 같은 북파·첩보 특수부대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자산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나치게 폐쇄적인 운영 구조와 정치권의 오·남용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북파공작원 출신들 상당수가 임무 종료 뒤 제대로 된 보상이나 기록조차 받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고, 정보사령부 내부 비리·정치 개입 논란도 주기적으로 불거져 왔다. HID의 실체를 방송과 기사로 일부 드러나게 만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역사적 논쟁과 보상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북한도 방송을 통해 HID 존재와 침투 능력을 어느 정도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은 앞으로 이 부대를 어떻게 통제·활용하고, 어느 수준까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할 것인지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