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부터 김소영까지" 청주여자교도소 5인방 화보?…‘AI 범죄자 밈’ 2차 가해 논란
||2026.05.02
||2026.05.02
강력 범죄자 모습을 활용한 인공지능 생성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범죄 오락화와 2차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 강호순을 비롯해 오원춘, 정유정 등 강력 범죄자들이 교도소 생활을 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AI 영상이 다수 유통되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일부 영상에는 '박사방' 사건 주범 조주빈이 등장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한 남성이 "교도소에서 뭘 먹었습니까?"라고 묻자 조주빈이 "오늘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치즈돈가스가 나왔습니다. 이러니 제가 살을 뺄 수가 없죠"라고 말하는 설정이 담겼다.
계곡 살인 사건의 이은해 역시 영상 속에서 같은 질문을 받는 장면이 제작됐다. 해당 장면에서 이은해는 "된장국에 돼지 갈비찜이 나왔는데 식재료가 중국산이라 맛없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 영상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범죄자 얼굴과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AI 콘텐츠로 알려졌다. 일부 영상은 조회 수가 수백만 회에 달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과거에도 이은해 사진에 문구를 합성한 콘텐츠가 유행하는 등 범죄 관련 이미지를 활용한 2차 제작물이 반복적으로 등장해 왔다.
최근에는 AI 기술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범죄자를 활용한 오락성 콘텐츠 제작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틱톡 라이트 등 플랫폼에서는 강력 범죄자를 소재로 한 춤 영상이나 이미지 콘텐츠도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강력 범죄자 이미지를 모아 제작한 이른바 '청주 여자 교도소 5인방' 등 AI 화보 형식 콘텐츠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이미지에는 이은해, 정유정, 고유정, 김소영, 엄인숙 등이 함께 등장하는 구성으로 제작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콘텐츠 확산이 범죄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피해자들은 이미 공개된 가해자 사진만으로도 트라우마를 느끼는 데, AI는 더 현실 같은 데다 범죄를 오락성으로 소비하게 만들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중대한 문제가 사소한 장난으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자 이미지가 활용되는 콘텐츠 특성상 피해자 측이 직접 법적 대응을 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AI 기술을 활용한 범죄 재연 콘텐츠는 기존 방송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2024년 LG U+ 스튜디오 X+U와 MBC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는 AI로 피의자 목소리를 복원해 조서를 읽는 장면을 포함해 비판을 받은 사례로 언급됐다.
다만 범죄자를 희화화하거나 오락화하는 AI 콘텐츠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한 처벌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명확한 처벌 규정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삭제 요청이나 접속 차단 조치를 요구하는 수준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 측에서 명예훼손이나 초상권 침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며 "AI를 어떻게 윤리적으로 활용할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시급히 만들어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